[이데일리 신하영·한정선 기자] 교직원 임금체불 등이 우려됐던 서울지역 유치원의 급한 불을 끄게 됐다. 서울시의회 다수당인 더불어민주당은 누리과정(만 3~5세 무상보육) 예산 4개월분을 긴급 편성키로 했다. 서울시의회는 오는 5일 본회의를 열고 누리예산 편성안을 처리한다.
시의회 더불어민주당은 4일 “유치원·어린이집 누리과정 예산 4개월분의 편성안을 처리하기 위한 임시회의를 내일(5일) 11시에 소집한다”고 밝혔다. 서울시의회는 더민주당이 전체 의석의 3분의 2를 차지하고 있어 긴급 예산안 처리는 무난할 전망이다.
이에 따라 서울지역 유치원들은 설 연휴를 앞두고 교사·직원 인건비 지급이 가능하게 됐다. 시교육청은 시의회에서 예산안이 통과될 경우 바로 집행이 가능토록 후속 준비를 마친 상태다.
김영학 시교육청 유아교육과 사무관은 “시의회에서 예산안이 통과되면 바로 집행이 가능할 것”이라며 “설 연휴 전 유치원 교사·직원들에게 인건비가 지급되도록 한다는 게 교육청의 방침”이라고 말했다.
앞서 시교육청은 올해 유치원 누리과정 예산을 전액 편성했지만 지난해 말 시의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전액 삭감된 바 있다. 누리과정 예산은 중앙정부가 지원해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결국 시교육청은 유치원 누리예산과는 별도로 편성된 54억 원의 교원처우개선비 2개월분을 조기 집행하기로 했다. 이는 국공립에 비해 열악한 사립 유치원 교사들을 지원하기 위한 재원이다. 하지만 1인당 102만원(2개월분)에 불과해 교사들은 평소 월급의 50~60%만 받은 상태다. 더욱이 이는 ‘교원’으로 등록된 유치원 원장·원감·교사에게만 해당하는 조치로 교원이 아닌 조리사·운전기사·영양사·행정직원 등은 지원 대상이 아니다.
유치원 원장들은 지난 달 월급일(25일)을 31일로 미뤘음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자 결국 사비를 털어 교직원들의 월급을 지급했다. 하지만 형편이 어려운 유치원 중에선 조리사·운전기사·영양사·행정직원의 월급을 주지 못한 곳도 많다.
이 때문에 유치원들은 숨통을 트였다는 반응이다. 서울S유치원 원장은 “누리예산 집행이 되는 쪽으로 결론을 내려 줘 감사하다. 명절을 앞두고 직원들이 월급을 받아갈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4개월 후의 누리예산에 대해선 해결책이 없는 상태다. 서울시의회 교육위원회 관계자는 “워낙 상황이 급해 긴급 편성한 것”이라며 “중앙정부가 누리예산을 지원하지 않으면 근본 해결은 어렵다”고 말했다. S유치원 원장도 “4개월 후의 대책은 없기 때문에 중앙정부와 시·도 교육청이 조금씩 양보해 접점을 찾았으면 좋겠다”고 읍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