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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무성 "잘 부탁한다"…문재인 "잘 되길 바란다"

연합뉴스 기자I 2015.02.11 22:17:57
[이데일리 뉴스속보팀]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가 11일 저녁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세종홀에서 열린 경남중·고교 동문회에 나란히 참석, 눈길을 끌었다.

김 대표와 문 대표는 경남중학교 선후배 사이로 김 대표가 문 대표보다 1년 선배다. 두 대표의 만남은 문 대표가 취임한 다음날인 지난 9일 김 대표를 예방한 데 이어 두 번째다.

특히 두 대표는 부산·경남(PK)을 정치적 기반으로 하고 있고, 양당에서 잠재적 대권주자로 꼽히는 데다, 때마침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본회의 임명동의안 표결을 하루 앞두고 있어 이날 만남은 각별한 관심을 끌었다.

1시간 20여분간 같은 테이블에 나란히 앉은 두 사람은 이 총리 후보자 인준과 관련해 대화를 나눴으나 구체적인 진전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오후 6시35분께 행사장에 도착한 김 대표는 기자들에게 “문 대표와 이야기를 해 보겠다”며 문 대표에게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의 처리를 위한 협조를 구할 것임을 예고했다.

행사를 마친 뒤 다시 기자들과 마주한 김 대표는 “문 대표에게 오늘 청문회가 끝나면 저녁에 회의가 있는지를 물어봤고 문 대표는 ‘원내대표에게 다 일임했다’고 말했다”며 “잘 부탁한다는 이야기를 했다”고 소개했다.

또 “오늘 청문회는 차분히 잘 진행되는 것 같았다고 먼저 말했더니 문 대표도 ‘그렇게 보이더라’고 했다”며 “국회는 여야 간 합의가 존중돼야 하며 (인준표결도) 의사일정 합의대로 진행돼야 하고 그렇게 되길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문 대표도 기자들과 만나 “김 대표가 ‘(이 후보자 청문회가) 잘 됐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셔서 저도 ‘잘 되길 바란다’고 했다”며 “아침 이후 상황을 잘 모르고 (청문회는) 원내대표가 판단하고 결정할 문제”라며 언급을 자제했다.

두 사람은 이날 행사에서 한 목소리로 ‘화합’을 강조하면서도 미묘한 신경전을 벌였다.

먼저 단상에 오른 김 대표는 “존경하는 문재인 후배께서 제1 야당의 대통령후보에 이어 당 대표에 선출돼 흐뭇하다”며 “험악한 파도 같은 현 정치상황에서 문 대표와 저는 대한민국호의 사공이 돼 지혜롭게 노를 저어 나아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오래전 1회 김택수 선배님이 여당 원내총무, 3회 김영삼 선배님이 야당 원내총무를 할때 여야 간에 굉장히 화합이 잘 됐다”며 “문 대표와 같이 지혜롭게 해서 국민이 편안한 마음을 갖고 좋은 정치를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뒤이어 단상에 선 문 대표는 “부산·경남 출신이 새정치연합 당 대표가 된 것도 전례없는 일이지만 김무성 선배님과 함께 여야 당대표를 같은 학교출신이 맡게 된 것도 유례없는 일”이라며 “여야가 함께 상생하는 정치를 이루도록 함께 노력하겠다”고 화답했다.

또 “부산·경남에 꼭 필요한 일 중 하나가 지역에서도 서로 경쟁하는 정치가 이뤄지는 것”이라며 “동문들께서 김 대표에게 한 절반쯤 지지를 보내주시고, 나머지 절반은 새정치연합과 제게 지지를 보내줄 것을 부탁한다”며 견제구를 날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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