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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4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아파트 전셋값 상승은 전국적인 현상이다. 전국 평균 전셋값은 지난해 9월부터 꾸준한 오름세를 보이면서 3.2%가 올랐다. 서울은 이보다 빠른 지난해 7월 초부터 오름세가 이어지면서 1년 사이 3.4% 뛰었다. 오는 16일 발표될 이달 둘째주 아파트가격 동향조사 결과에선 ‘55주 연속 상승’ 기록을 세울 가능성이 높다는 게 감정원의 전언이다.
우려를 낳는 건 6·17대책 이후 상승폭이 커졌다는 점이다. 6월 들어 셋째주까지 평균 0.06%씩 오르던 전셋값이 대책 발표 후엔 한 주 사이 0.10%씩 올랐다. 재건축 추진 아파트, 신규 입주 아파트가 많은 강동구도 6·17 대책 발표 후 0.13%, 0.17%, 0.22%로 상승폭이 가파르다. 재건축 단지 분양권을 받기 위해선 2년 실거주해야 하고, 전세자금대출 규제를 강화해 갭투자를 차단하는 등 6·17대책의 여파다.
강남권만이 아니다. 강북권 아파트도 4월 말, 5월 초 보합세를 유지하다 6·17 대책 후 한 주에 0.09%씩 올랐고 마포구, 서대문구가 속한 서북권은 0.12% 뛰는 등 서울 전역에서 일제히 전셋값이 오르고 있다.
경기도 역시 마찬가지다. 경기 하남 0.93%, 용인 기흥 0.76%, 성남 수정 0.71%, 과천 0.61%, 수원 권선 0.51% 등지의 오름세가 눈에 띈다. 전셋값 상승은 지방으로도 번져, 전국 17개 광역시도 가운데 제주도를 제외한 모든 곳에서 아파트 전셋값이 올랐다. 특히 서울처럼 투기과열지구이자 투기지역인 세종은 전국에서 가장 전셋값 상승폭이 큰 지역이다. 지난해 봄·여름만 해도 다른 지역과 마찬가지로 뚝뚝 떨어지던 전셋값이 10월 상승 전환한 뒤 38주 연속 파죽지세다. 6월 첫째주 상승률은 0.02%였으나 이달 첫째주엔 1.31% 폭등했다.
윤지해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전셋값은 매맷값을 따라가는 경향이 있어 최근 집값이 급등한 지역들은 전셋값도 크게 올랐다”며 “6·17 대책 발표 후 상승폭이 더 커지는 흐름”이라고 말했다. 윤 수석연구원은 “하남과 과천의 경우 3기 신도시 이슈가 있어 2년 실거주해야 하는 청약 요건을 채우기 위해 전략적으로 미리 전세로 들어가는 수요가 많다”며 “압축 성장한 신도시인 세종시의 경우 주택 수 대비 인구 유입 속도가 상당히 빨라 전셋값이 급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셋값 상승 국면은 올 하반기까지 지속되리란 전망이 우세하다. 윤 수석연구원은 “임대차 3법, 3기 신도시 사전청약과 공급량 감소 등이 전셋값 상승을 부추길 불안요인”이라며 “월세로 전환하는 물량들도 늘고 있어 전세 매물은 더 귀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