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퇴자 둘 중 한명 "생계위해 일자리 원해"(종합)

박기주 기자I 2016.09.12 20:04:58
[이데일리 박기주 기자] 은퇴를 앞둔 사람들은 대부분 월평균 288만원의 생활비가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지만, 실제 생활비는 평균 190만원에 그치는 것으로 조사됐다. 은퇴 전 재무적인 준비가 미흡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삼성생명은 은퇴연구소는 12일 우리나라 국민의 은퇴준비 현황 및 인식 등을 분석한 ‘한국인의 은퇴준비 2016’을 통해 이같은 내용을 발표했다.

이번 보고서에 따르면 비은퇴자가 기대하는 은퇴 후 모습과 실제 은퇴 모습에는 상당한 괴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비은퇴자와 은퇴자 모두 계속 일하고 싶다는 사람의 비중이 높았고, 40대 이상 부부의 대화시간이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기대치에 못 미치는 노후 소득…준비 태부족

이번 조사에 따르면 비은퇴자들은 은퇴 후 최소 생활비로 월평균 193만원, 부족함이 없는 생활을 위해선 월평균 288만원이 필요하다고 답했다.

하지만 은퇴가구의 생활비는 비은퇴자의 최소 생활비 기대 수준에 다소 못미치는 월평균 190만원으로 조사됐다. 연령별로 보면 50대 은퇴가구의 월 생활비는 225만원인데 반해, 60대 은퇴가구는 179만원, 70대는 145만원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기대치와 실제 생활비에 격차가 생기는 이유는 은퇴 이전의 준비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것이 연구소의 분석이다. 실제 비은퇴자가 은퇴를 대비해 정기적으로 저축을 하는 비율은 49%에 불과했고, 가구당 저축액도 월평균 53만원에 그쳤다. 특히 비은퇴 가구의 12%가 국민·퇴직·개인연금 중 어떤 연금도 가입돼 있지 않았다.

이에 따라 은퇴자 중 은퇴 후 생활비 부족을 경험한 비율은 35%에 달했으며, 은퇴가구 10가구 중 2가구가 평균 6500만원의 부채가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경제적 상황에 만족하는 은퇴 가구는 33%, 은퇴가구의 36%가 보유 자금이 노후생활에 부족하다고 답했다.

또한 비은퇴자들 대다수가 예상 노후 의료비를 연간 300만원 미만으로 실제(360만원)보다 적게 예상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응답자의 84%가 1개 이상의 건강보험에 가입하고 있으며, 젊을수록 암보험을, 나이가 들수록 장기간병보험 가입을 희망했다.

◇은퇴자 57%, 생계 위해 일자리 원해

은퇴 후 직장생활 및 부부생활에 대한 조사도 진행됐다. 비은퇴자는 퇴직 후에도 계속 일하고 싶다는 비중이 84%에 달했고, 은퇴자들은 57%가 계속 일하고 싶다고 응답했다. 은퇴자들이 일하고 싶어하는 이유로는 ‘생활비 마련 및 생계 유지(42%)’, ‘삶의 의미와 보람을 느끼기 위해서(24%)’ 순으로 집계됐다.

부부 생활의 중요성에 대한 조사도 이뤄졌다. 부부 중 하루 1시간 이상의 대화를 갖는 비율이 20~30대는 33%인 반면 40대가 23%로 가장 낮았으며, 여유시간이 많은 60~70대도 23%에 불과했다. 주 1회 이상의 동반외출 비율도 20~30대는 44%인 반면 60~70대는 13%로 큰 차이를 보였다.

은퇴 후 생활에 대해 대화를 함께 한 부부는 결혼생활이 행복하다고 답한 비율이 61%였던 반면, 그렇지 않은 부부는 45%에 불과했다. 또한, 부부동반 외출 빈도도 주 1회 이상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각각 32%와 17%로 두 항목 모두 두 배가량 차이를 보였다.

윤원아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노후 준비에 관심을 갖고 있지만, 실제 노후준비에 대한 실행은 매우 미흡하다”며 “노후 준비는 단시간에 준비하기 어려운 만큼 경제 활동기부터 준비가 필요하며, 은퇴 후 삶의 질 향상을 위해 경제적인 측면 뿐만 아니라 건강, 일과 여가, 타인과의 관계 등 여러 사항을 염두에 두고 은퇴 전부터 체계적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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