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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서울시에 따르면, 박 시장은 이날 오전 11시 40분께 무악2구역 재개발 현장을 방문해 재개발을 반대하는 비상대책 주민위원회 관계자, 주민들과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 박 시장은 “서울시가 할 수 있는 모든 수단을 다 동원해서 이 공사는 없도록 하겠다. 제가 손해 배상을 당해도 좋다”고 발언했다.
이번 만남은 이날 오전 6시 40분께 이뤄진 강제집행 이후 성사됐다. 무악2구역 재개발 지구 재개발사업조합은 명도소송에서 승소판결을 받자 용역업체 직원 40여명과 크레인 등을 동원해 강제집행을 실시했고 강제퇴거에 반대하는 주민·시민단체와 충돌했다. 이 과정에서 용역업체 직원이 현장에 소화기를 분사하기도 했으며, 대치 도중 평소 지병이 있다는 주민 1명이 구급차에 실려 병원으로 옮겨지기도 했다.
서울시는 박 시장의 발언이 “재건축 사업 자체의 중단이 아닌 당장 철거를 중단하고 합의 없이는 더 이상의 절차가 진행되지 않도록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라고 설명했다. 8년 전 용산참사를 교훈 삼아 정비사업 현장에서 세입자를 비롯한 사회적 약자가 거리가 내몰리는 일이 없도록 이미 2013년 2월 ‘재개발·재건축·뉴타운 정비사업 강제철거 예방대책’의 원칙을 정했다는 것이다.
서울시는 “(이에 따르면) 주민 간 협의가 이뤄지지 않을 경우 조합, 가옥주, 세입자, 공무원 등이 하는 사전협의체를 5번 운영하고 그럼에도 해결되지 않으면 부구청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정비사업 분쟁조정위원회를 가동해 원만한 타협 속에서 재개발을 추진하도록 돼 있다”며 “이번 무악2지구 역시 사전협의체를 5번 중 3번 개최한 상태”라고 말했다.
아울러 서울시는 이 같은 원칙에 따라 철거유예공문을 종로구청에 4차례, 시공사인 롯데건설 측에 한 차례 보냈고 종로구 부구청장, 조합장과 3차례 면담했으며 롯데건설 본사 방문도 실시한 바 있다고 강조했다.
서대문형무소 옥바라지 여관골목은 일제강점기 독립운동가 등 서대문형무소 수감자의 가족이 생활하며 옥바라지를 한 것으로 알려진 무악동 46번지 일대를 말한다. 무악2구역 재개발조합은 이 일대 약 1만㎡에 아파트 195가구를 신축하는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