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슈퍼 예산…李 "재정 수치 매몰될 때 아냐" 미래산업 집중 투자…고강도 지출 구조조정도 전문가 "지출 낭비 경계하고 중복사업 손봐야"
[이데일리 공지유 김상윤 기자] 정부가 내년도 역대 최대 규모인 800조원대 ‘슈퍼 예산’을 예고한 가운데, 이재명 대통령도 “재정 수치 관리에 매몰되는 우를 범할 때가 아니다”라며 확장재정 기조를 강조했다. 인공지능(AI)과 반도체 패권을 쥐기 위해 세계적인 ‘쩐의 전쟁’이 격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정부도 힘을 싣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다만 초과세수 잔치에 불필요한 사업에까지 지출이 낭비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박홍근 기획예산처 장관(왼쪽 두번째)이 25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027년 예산안 당정협의에서 발언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더불어민주당과 기획예산처는 25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국회에서 2027년 예산 당정협의를 열고 내년 예산안 편성 방향에 대해 협의했다. 반도체 초호황(슈퍼사이클)에 따라 내년 국세수입은 당초 전망보다 100조원 이상 더 걷힐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내년 예산도 8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
정부는 재정을 AI와 반도체 등 미래 산업에 중점적으로 투자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면서도 국가 채무 상환과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을 통해 재정 낭비를 막겠다는 방침을 확고히 했다. 박홍근 기획처 장관은 “고강도 지출 구조조정을 병행해 효율적 재정 운용을 도모했다”며 “특히 55년 만에 교육 교부금 내국세 연동 구조를 개편하는 등 의무 지출을 근본적으로 개혁하고 의미 있는 성과를 창출했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미래 산업에 대한 투자는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곳간이 넘치는 상황에서 재정이 불필요한 곳에 쓰이는 것을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염명배 충남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각 부처에 흩어져 있는 불필요한 예산을 대폭 줄여야 한다”며 “특히 복지 분야에서의 중복성 사업을 손봐야 한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세수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미래대응기금을 통해 신산업을 육성하는 것은 바람직하다”며 “중요한 건 재정 낭비를 줄이는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