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같은 외국인 매도폭탄 추세가 이어질수록 외국인이 많이 들고 있으면서 실적 전망은 나빠지는 종목은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SDI(006400)의 외국인 보유 비중은 지난해 초보다 5.54%포인트 높아진 43.78%(9일 기준)다. 증권사 3곳 이상에서 예상한 이 회사의 올해 영업이익 예상치 평균은 3개월 전보다 10.8% 줄어든 8547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날 삼성SDI는 전날보다 0.51% 하락한 29만3500원으로 마감했다. 지난달 11일 기준 34만3000원을 기록했던 데 비하면 약 14% 하락한 셈이다. 외국인은 국내 첫 코로나19 확진자 발생 이후 이날까지 이 회사 주식 753억원을 순매도했다.
메리츠종금증권(008560)의 사정도 비슷하다. 외국인 보유 비중은 지난해 초보다 7.09%포인트 높아진 15.72%이고 영업이익은 7.5% 줄어든 5726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날 메리츠종금증권은 전날보다 0.57% 하락한 3505원으로 마감했고 외국인은 같은 기간 이 회사 주식 398억원을 순매도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012450)도 외국인 비중은 6.69%포인트 높아져 21.11%로 집계된 반면 올해 영업이익은 5.6% 줄어 2218억원으로 전망된다. 이날 주가는 2만6350원으로 마감해 올 들어 최저가를 기록했고 외국인 누적 매도량도 증가세다. 한국항공우주도 외국인이 5.93%포인트 늘었지만 영업이익 전망치는 7% 감소했다. 이 회사 역시 외국인 매수세에 올 들어 최저가인 2만4650원으로 마감했다.
반면 외국인 투자자 비중이 높아지고 있는 한진칼(180640)의 경우 실적 전망이 감소하고 있음에도 외국인의 매수세가 짙다. ‘남매의 난’으로 경영권 분쟁이 벌어진 가운데 최근 조원태 회장측 우호지분으로 분류되는 델타항공이 한진칼 주식을 꾸준히 매입한 덕이다. 한진칼은 영업이익 전망이 28.0% 감소해 517억원을 기록했고 외국인 투자자 비중은 12.31%포인트 증가한 18.93%로 집계됐다. 외국인은 코로나19 첫 확진자 발생 이후 기준으론 이 회사 주식을 2696억원 순매수해 코스피 단일 종목 중 가장 많이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