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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 원장이 금융행정혁신위원회 위원장 시절 권고했던 근로자이사제는 최종구 금융위원장이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며 사실상 거부했는데, 윤 원장이 최근 다시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또 금감원이 2015년 삼성바이오로직스가 자회사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지배력을 상실했다며 회계처리 기준을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바꾼 것을 고의적 분식회계라고 주장했으나 금융위 산하 증선위가 보완이 필요하다며 재감리를 명령했다.
밖에서 보기에 두 기관이 사전 조율을 제대로 하지 않았거나 힘겨루기를 하는 상황으로 비쳤다. 금융시장에서는 하나의 사건을 두고 두 기관이 다른 의견을 보이자 어느 쪽에 서야 할 지 혼란을 겪기도 했다.
정무위원회 소속 의원들도 이런 부분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었다. 자유한국당 소속 김성원 의원은 “금융위의 지휘통제를 받는 금감원이 월권을 하는 것 아니냐”며 윤 원장이 추진하는 금융개혁방안을 사전에 보고 받았는지를 최 위원장에게 따져물었다.
최 위원장은 “금융위는 금융위의 역할이, 금감원은 금감원의 역할이 있다”며 “개혁안을 미리 들었다. 금감원의 월권은 아니다”라며 방어막을 쳤다.
김 의원이 다시 “실세 원장이 오면서 금융위의 영(令)이 안 서는 것이냐”며 “이러다 금융위원장이 (퇴임할 때) 빈손으로 돌아가시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위원장이 “제가 빈손으로 돌아갈 데가 있겠냐”고 답하자 방청석에서 큰 웃음소리가 터져 나오기도 했다. 최 위원장 특유의 침착하면서 차분한 목소리로 두 기관의 갈등은 크지 않고 충분히 조율할 수 있다는 메시지를 담아 재치있게 되받아친 셈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서도 비슷한 우려가 나왔다. 전해철 의원은 “두 기관 각자의 입장보다 좀 더 긴밀한 협의가 아쉽다”면서 해법을 모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최 위원장은 “애초 저나 금감원장이 생각이 달랐던 부분이 있었고, 윤 원장이 취임한 뒤 이런 문제에 대해 의견차가 나타난 점이 분명히 있다”면서 “금감원장의 생각을 아니 같은 점을 찾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했다.
윤 원장도 “부족한 점이 있다”면서 “그동안 감독원 입장을 많이 생각했는데, 앞으로는 감독과 정책을 아우르는 금융위 입장을 생각하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