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점 지난 지정학적 리스크…"공포 잊고 실적개선株 싸게 사라"

유재희 기자I 2017.04.13 16:05:50

지정학적 리스크 점차 완화될 것
저평가 매력 여전…외국인 매수 지속 가능성↑
IT 등 경기민감업종 ‘비중확대’



[이데일리 정수영 유재희 기자] 그동안 북한이 미사일을 쏘고 도발을 해도 그다지 동요하지 않던 국내 주식시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성향과 그의 대북(對北) 강경 발언 등에 흔들리고 있다. 미국의 시리아 공습에 이어 트럼프의 잇따른 대북 발언에 지정학적 리스크가 어느 때보다 강하게 부각되고 있는 모습이다.

이에 국내뿐 아니라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도 안전자산 선호가 강화되고 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리스크는 이미 정점을 지나고 있고 이번 조정으로 가격 부담도 덜어냈다며 1분기 실적시즌을 맞아 실적모멘텀을 보유한 종목 중심의 대응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조언하고 있다.

◇지정학적 리스크 마무리됐나…코스피 1% 가까이 상승

13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코스피지수는 전일대비 0.93%, 19.7포인트 상승한 2148.61에 거래를 마쳤다. 이틀 연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이벤트에 민감한 코스닥시장 역시 0.39% 올랐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전날 트럼프 대통령과 전화통화에서 “북한에 대한 평화적 제재를 해야 한다”고 언급한 것이 알려지면서 시장참여자들이 안도한 것으로 보인다. 김진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의 하락압력을 가중시켰던 대북 리스크가 점차 완화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며 “추가적으로 대북 리스크가 투자심리를 위축할 여지는 남아 있지만 견고한 펀더멘털 요인들이 여전함을 염두에 둔다면 코스피의 추가 하락폭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외국인 투자자들의 경계감은 여전한 모습이다. 이달 들어 12일 하루를 제외하고 연일 매도, 이 기간 4500억원 규모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다만 자금 이탈의 본격화로 볼 수 없는 데다 코스피의 저평가 매력이 여전하다는 점에서 일시적 현상으로 봐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김 연구원은 “글로벌 증시내 코스피의 저평가 매력이 부각되고 있어 향후 추가적인 외국인 자금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실제 현재 코스피의 주가수익비율(PER)은 9.48배 수준으로 2006년 이후 평균치를 밑도는 수준이다. 특히 향후 연간 실적 추정치의 상향조정 가능성을 고려할 때 코스피의 밸류에이션이 추가로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

◇견고한 펀더멘털…“조정 이용해 실적株 담아라”

지정학적 리스크가 완화될 경우 투자자들은 실적 시즌을 맞아 기업 성적표에 눈을 돌릴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사의 실적 개선 기대감이 대북 리스크를 완화하는 데 큰 역할을 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병현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증시가 침체 상황이었다면 대북 리스크에 맥없이 무너졌겠지만 기업 실적 기대치가 한창 높은 상황이고 수출경기도 호조를 보이면서 우려감을 완화시켰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들은 지정학적 리스크를 잠재적 투자기회로 삼아야 한다며 특히 실적모멘텀을 보유한 종목에 관심을 기울일 것을 주문하고 있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1993년부터 2011년 김정일 사망 시까지 10차례 북한의 무력 도발 당시에도 증시 영향은 대체로 미미했다”며 “한반도 지정학적 리스크는 코리아 디스카운트라는 이름으로 이미 증시 전반에 반영된 재료인 만큼 오히려 이를 잠재적 투자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진영 연구원은 “투자 전략 측면에서 프리어닝 시즌 진입에 따른 실적 모멘텀과 지수조정 구간에서의 종목별 순환매를 모두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즉 이익 모멘텀이 탄탄한 IT업종 등 경기민감업종에 대해서는 비중확대 시기를 지속적으로 저울질하고 내수주의 경우 내구소비재 및 의류, 유통, 미디어업종 가운데 실적 개선여부를 중심으로 종목을 선별해 단기매매 대상으로 삼을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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