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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물리학상에 '위상 상전이' 현상 발견한 사울리스 등 3명 수상(상보)

오희나 기자I 2016.10.04 20:29:51
[이데일리 오희나 기자] 올해 노벨물리학상은 물질의 위상 상전이 현상의 이론적 토대를 닦은 영국인 과학자 3명에게 돌아갔다.

스웨덴 왕립과학원 노벨위원회는 4일(현지시간) 물질의 위상 상전이 이론을 연구한 영국의 고체물리학자 데이비드 사울리스(David J. Thouless), 던칸 홀데인(F. Duncan M. Haldane), 마이클 코스탈리츠(J. Michael Kosterlitz) 3명을 2016년 노벨물리학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수상자들에게는 800만 크로네(약 11억원)의 상금이 수여된다. 사울리스에 상금의 반이 돌아가고, 두 명이 상금의 반을 나눠 갖는다.

노벨위원회는 “이들을 ‘위상적 상전이(topological phase transition)와 물질의 위상적 상(topological phases of matter)을 이론적으로 발견한 공로’로 노벨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들은 초전도체, 초유동체, 얇은 자기필름과 같은 물질 상태를 연구하기 위한 수학적 방법론을 향상시켰다”고 설명했다.

이들 3명은 우리가 알지 못한 새로운 물질이 존재한다는 것을 이론적으로 밝혀냈다.

데이비드 사울리스와 마이클 코스탈리츠는 스승과 제자의 관계로, 2차원에서의 상전이를 연구했다. 던칸 홀데인은 1차원의 상전이를 연구했다.

이들은 1970년대부터 물질의 위상적 상전이 현상을 연구하면서 미지의 물질을 밝혀내는데 큰 공을 세웠다. 일반적으로 물은 온도가 내려가면 고체가 되고 올라가면 기체가 되는 현상을 상전이라고 한다. 이는 3차원에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그런데 2차원에서는 고체-액체-기체 등 통념적으로 생각했던 상전이가 일어나지 않고, 물질이 다르게 변한다는 것을 입증했다.

2차원의 조건에서 XY축으로 나침반을 평면에 배열해놓은 경우 한 쪽으로 소용돌이가 생기고 그 반대방향으로 또 다른 소용돌이가 존재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강물은 위에서 아래로 흘러가지만 일부에서는 소용돌이가 생기듯이 이러한 현상, 즉 결함으로 밖에 설명할 수 없는 상전이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전이를 통해 어떤 물질은 절연체가 되고 초전도체가 되기도 한다.

특히 사울리스는 1972년 연구 논문을 발표했을 당시부터 노벨상을 받을 거라는 예상이 지배적이었다. 지금까지 ‘BKT’ 이론으로 불리며 널리 인용되는 그의 이론은 2차원에서의 상전이 현상을 규명하는 토대를 다졌다.

코스탈리츠의 제자인 이주영 고등과학원 교수는 “그동안 2차원에서는 상전이가 일어날 수 없다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다”며 “하지만 이들의 연구를 통해 2차원에서도 상전이 현상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이론적으로 증명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노벨상은 10월 3일 생리의학상을 시작으로 물리·화학·문학·평화·경제 등 6개 분야에 걸쳐 차례로 발표된다.

앞서 발표된 생리의학상은 ‘오토파지(autophagy·자가소화)’ 현상을 연구한 일본의 오스미 요시노리(大隅良典) 도쿄 공업대 명예교수에게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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