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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금융·우리·신한·하나금융 등 4대 금융지주는 주주 환원율, 보통주자본비율(CET1),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3대 핵심 지표 개선 등 밸류업을 본격 추진할 계획이다. 이들 금융지주의 공통적인 기업 가치 제고 방안은 주주 환원 확대, 현금배당, 자사주 매입소각 규모 확대 등이다. 이를 위해 ROE는 10% 이상, CET1은 13% 이상으로 유지해 잉여자본을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는 구상이다.
신한금융은 ‘10·50·50 기업가치 제고 계획’ 발표를 통해 구체적인 지표를 활용한 달성 목표와 기한을 설정했다. 2027년까지 5000만주 이상 주식을 소각하면서 ROE는 10% 이상, 주주 환원은 50%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속도감 있고 일관된 주주 환원정책을 통해 주주들의 기대에 적극적으로 부응하겠다는 계획이다. KB금융은 내년부터 CET1비율 13%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을 주주에게 환원하기 위해 올해 말 잉여자본에 대해 내년 1차 주주 환원 재원으로, 내년 연중 13.5%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은 하반기 자사주·매입소각 재원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KB금융 관계자는 “최근 미국 자산운용사인 캐피탈그룹이 지분율을 확대하며 2대 주주로 올라서는 등 시장의 호평이 이어져 이번 밸류업 지수 구성 종목 특별변경에 포함됐다”며 “KB금융은 주주에게 약속한 것처럼 흔들림 없이 기업가치 제고 계획을 충실히 이행하겠다”고 했다.
하나금융은 내년도 밸류업 계획으로 주주 환원율, CET1, 자기자본이익률(ROE)을 3대 핵심 지표를 선정하고 각각의 지표를 개선하기 위한 세 가지 목표와 이행방안을 제시했다. 오는 2027년까지 총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하고 자본관리 정책 개선을 통해 CET1을 13.0~13.5%로 관리하면서 해당 구간에서는 일관된 주주 환원 정책을 이행할 계획이다. 또한 위험가중자산이익률(RoRWA)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운영을 통해 자기자본이익률을 10% 이상으로 유지할 방침이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최근 탄핵 이슈 등에 따른 고환율 영향으로 CET1 관리에 부담을 느끼는 건 사실이다”며 “위험가중자산 이익률(RoRWA) 중심의 자산 리밸런싱을 포함한 그룹의 RWA 관리 체계 강화를 통해 연말 CET1 비율이 안정적인 수준에서 관리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우리금융은 2025년까지 보통주자본비율 12.5%를 조기 달성하고 보통주자본비율 13.0% 초과 시 총주주환원율 50%까지 확대하는 주주환원정책을 펼친다는 계획이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우리금융은 본업경쟁력 강화와 탄탄한 사업 포트폴리오를 통해 시장의 기대를 넘어선 재무성과를 창출하고 기업가치 제고에 그룹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고환율 지속에 CET1 유지 어려워…밸류업 차질 우려도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올 3분기 기준 4대 금융지주의 CET1은 KB금융 13.85%, 신한금융 13.13%, 하나금융 13.17%, 우리금융 11.96% 등이다. 우리금융이 금융당국 권고치인 12%를 밑돌았지만 4대 금융지주 평균은 13.03%로 13%를 웃돌고 있다. ROE는 우리금융 12.38%, 신한금융 11.96%, 하나금융 11.48%, KB금융 9.60% 등으로 KB금융이 10%를 밑돌았지만 평균치는 밸류업 목표치인 10%를 넘겨 11.36%다.
문제는 원·달러 환율이 이달 3일 비상계엄 사태 이후 1430원대로 유지되는 등 고환율을 지속하면서 외화환산 위험가중자산(RWA) 규모가 커져 CET1 13% 이상 유지가 어려워졌다는 점이다. 내년부터는 CET1비율 13%를 초과하는 잉여자본은 주주에게 환원하겠다는 4대 금융지주의 밸류업 계획에 차질이 우려되는 이유다.
4대 금융지주 기준으로 원·달러 환율이 10원 오르면 CET1은 0.01%~0.03%포인트 하락한다. 지난 3분기 평균 환율이 1358.3원이었던 점을 고려할 때 4분기 평균이 1400원 수준이면 CET1은 0.04~0.12%포인트 내려갈 수 있다. CET1이 13% 밑으로 떨어지는 금융지주가 추가로 나올 수 있다. 특히 새해 원·달러 환율은 기존 전망치인 1350원대를 훌쩍 벗어나 2025년 1분기 1450원까지 예측이 나오고 있다.
한 금융지주 관계자는 “고환율로 4대 금융지주 계열 은행은 기업대출의 포트폴리오 조정 등 RWA 관리에 나서고 있다”며 “내년도 사업별 RWA를 배정에서 RWA 가중치가 큰 사업 부문의 배분 축소 등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