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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라카 원전사업은 한국형 원전 APR1400 4기를 UAE의 바라카 지역에 건설하는 프로젝트이다. 한국전력 컨소시엄은 지난 2009년 12월 사업을 수주해 2012년 착공했다. UAE에서 안전, 인력 양성 등을 이유로 운전을 연기하다 올해초 운전시험과 규제기관 인증을 마치고 지난 2일 최초 임계에 성공했다. 한국형 원전의 해외 건설이 처음이라는 점에서 UAE 환경에 맞춘 상세설계만 8000차례 이상 수정을 거듭하며 이뤄낸 결실이다.
임계는 원자로 내에서 핵분열 반응이 일어나기 시작하는 것을 뜻한다. 앞으로 가동전까지 원자로의 최대 출력인 1400MW까지 순차적으로 제어할 예정이다. 발전소 계통의 성능시험이 끝나면 전력망에 연결되고 최초로 생산된 전력이 UAE 내로 송전될 예정이다. 현재 바라카 원전 1,2호기가 인허가를 마친 상황으로 1호기가 성공적으로 가동하면 2호기를 이어 가동하고, 추후 3·4호기도 가동할 예정이다. 4호기를 합친 전기생산량만 UAE 수요의 25% 수준에 달한다.
김 교수는 “한국은 지난 35년전 미국 원전회사 CE에 원전설계 기술을 배우기 위해 대규모 기술사절단을 보냈고, 귀국한 전문가들을 중심으로 원전의 국산화·표준화를 통해 영광 3·4호기부터 국내 원전을 독자 설계·건설할 수 있었다”며 “이러한 기술과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자립화에 성공하고, 해외수출과 실증까지 단시간에 이뤄낸 것으로 전 세계 원자력 개발사에서 유례가 없는 일”이라고 평가했다.
◇단기간 성장 한국 관심 커
이번 원전 첫 임계 달성은 앞으로 중동을 비롯한 전 세계 시장에서 한국형 원전을 수출할 수 있는 교두보가 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인접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튀니지, 알제리 등 다양한 중동국가로 연쇄 수출할 가능성이 커졌다.
김 교수에 의하면 UAE, 사우디아라비아 등 중동국가들은 석유자원의 유한성을 인식하고 20~30년 후 미래 먹거리 창출에 관심이 많다. 자국 내 첨단 기술 확충과 일자리 창출을 위해 원자로 도입에도 적극적이다. 한국형원자로는 경제성, 안전성 측면에서 강점이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받고 있다.
역사적으로도 지난 1970년대 중동 파견 근로자에 대한 인식에 최근 K-POP 등의 열풍이 더해져 한국에 우호적이다. 김 교수는 “지난 1970년대 자국에 건설 노동자를 파견하던 한국이 우수한 사회 인프라를 지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여기에 최근 반도체, 원자력 등 산업을 이끌며 첨단과학기술강국으로 단시간에 발돋움한 한국을 ’부러운 나라’이자 ‘경이로운 나라’로 인식한다”고 설명했다.
◇향후 60년 유지보수 등 수행…사우디 등 추가 수출도 기대
UAE는 현재 한국에 자국 기술진을 파견해 운전 경험을 교육받고, 원자력 기술에 대해 배우는 단계에 있다. 원자로 운영은 자국 회사인 ‘NAWAH’가 주도하나 실제 한국형원전을 건설하고 가동한 국가는 한국이라는 점에서 설계수명인 60년 동안 한국이 지속적으로 유지보수에 참여하고, 핵심 부품을 공급해야 한다.
올해 안으로 원자로가 가동하면 UAE의 인접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를 비롯해 체코 등의 동유럽에서의 추가 원전 수출도 기대할 수 있다. 김 교수는 기술뿐만 아니라 경제, 국방, 외교, 정치 등의 노력이 함께 이뤄지면 충분히 추가 원전 수주가 가능하다고 봤다.
사우디아라비아는 최근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유가폭락 등을 이유로 원전 사업 발주가 지연되고 있다. 하지만 인접국가인 UAE가 원전 가동을 시작하면 자극을 받을 수 있다. 한국수력원자력을 비롯한 한국 컨소시엄은 체코 원전 수주에도 대응하고 있다. 김 교수는 “UAE 인접국가인 사우디아라비아가 중동국가에서 추가로 원전을 도입할 가능성이 가장 크고, 한국을 원전 사업 참여 후보군 5곳 중 하나로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며 “UAE 원전 가동을 계기로 해외 수출에 적극 나서야 하며, 과학기술자뿐 아니라 정부, 공기업 등이 팀코리아로 뭉쳐 낭보를 전해주길 기대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