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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저성장 주범은 '기업 바늘구멍 성장'…"계단식 규제 없앨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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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남 기자I 2025.09.04 16:48:16

대한상의 등 경제단체, 기업성장포럼 출범식
최태원 "기업 규모별 계단식 규제 철폐해달라"
규모 커질수록 규제 겹겹…성장 인센티브 없다

[이데일리 김정남 조민정 기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겹겹이 쌓이는 규제 문제를 정면으로 지적한 것은 이른바 ‘바늘구멍 성장’이 저성장 고착화를 심화시키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기업들이 성장에 대한 인센티브가 있어야 나라 경제가 덩달아 커질 텐데, 지금은 오히려 반대로 가고 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한국경제인협회, 한국중견기업연합회와 공동으로 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업성장포럼 출범식’에서 한국 경제의 저성장 고착화 문제를 집중적으로 거론했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앞줄 오른쪽 여섯번째),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앞줄 오른쪽 일곱번째), 김영훈 노동부 장관(앞줄 오른쪽 여덟번째) 등이 4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열린 ‘기업성장포럼 출범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대한상의)


최 회장은 “경제 성장률이 거의 0%대를 향해서 가고 있는데, 이는 (정부보다) 민간 쪽 활력이 그만큼 떨어졌기 때문”이라며 “민간 쪽을 해부해보면 중소기업 매출액 증가율이 떨어지는 속도보다 대기업이 더 컸다”고 말했다. 대한상의와 한국은행에 따르면 20~30년 전 대기업의 10년간 연평균 매출액증가율은 10%를 상회했지만 최근 10년간은 평균 2.6%로 4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중소기업은 8~9%대에서 5.4%로 내려앉았다. 과거 고성장기 대중소 간 성장 격차를 ‘보호위주형 지원’으로 줄였다면, 이제는 ‘성장지향형 정책’으로 바꿔야 한다는 게 최 회장의 주장이다.

최 회장은 “기업들이 성장해야 한다는 인센티브가 거의 없는데, 이것이 대한민국 성장 정체를 가져오는 근본적인 이유”라며 “(기업 규모가 커질수록 규제가 급증하는)기업 사이즈(규모)별 규제를 철폐해 달라”고 제언했다. 대한상의와 김영주 부산대 교수 연구팀이 수행한 차등규제 전수조사를 보면, 경제 관련 12개 법안 가운데 중소기업에서 중견기업이 되는 순간 94개의 규제가 갑자기 늘고 대기업이 되면 다시 329개까지 급증했다. 이른바 ‘계단식 규제’다.

최 회장은 “과거 고도성장기에는 어차피 계속 성장하니 중소기업을 더 지원하고 대기업은 규제해서 너무 늘어나지 않게끔 막는 게 괜찮은 정책이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며 “지금은 (경제가) 성장하지 않고 있는데 이런 규모별 규제를 하면 누구도 성장할 인센티브가 떨어진다”고 했다. 이를 위해 우선 기업 규모별 규제를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고 최 회장은 주장했다. 이를 통해 계단식 규제가 꼭 필요한지 아닌지 따져보자는 것이다.

그는 그러면서 “성장하는 중소기업을 지원하고 칭찬해 달라”고 강조했다. 작은 중소기업이니 지원한다는 개념이라면 현상유지 문화가 만연할 테니, 이를 깨려면 성장하는 중소기업을 중심으로 지원을 집중하자는 뜻이다.

이날 출범식에서는 외부 전문가들의 제언도 쏟아졌다. 송승헌 맥킨지 한국오피스 대표는 “현재 한국 기업 환경의 가장 큰 문제는 기업가정신이 함양되기 어렵다는 점”이라며 “이는 각 기업을 탓하기보다는 구조적인 문제로 봐야 한다”고 했다. 그는 “기업들이 성장 친화적으로 나아가게 하려면 정부 지원만으로는 한계가 있고 기업들이 스스로 성장 로드맵을 구축할 수 있도록 시장에서의 안전장치와 보상을 제공하는 게 핵심”이라고 말했다.

송 대표는 또 “특수 목적 반도체, 생성형 AI·에이전트 AI·피지컬 AI 등 ‘AI 삼총사’는 새로운 성장 기회를 열어줄 핵심”이라며 “한국이 가진 제조업 경험과 데이터 역량을 활용한다면 다시 성장을 가속화할 여력이 충분히 있다”고 말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세계 무역 질서가 자국 우선 보호무역주의로 변화하면서 대기업도 비상이 걸린 상황”이라며 “기업들이 글로벌 경쟁에서 승리할 수 있도록 역량을 총동원해 뒷받침할 것”이라고 했다.

(출처=대한상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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