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공의협회는 7일 전면 파업을 결정했다. 이번 파업에는 서울 대형병원 응급실, 중환자실, 분만실 등 필수인력까지 참여할 예정으로 파업이 예정대로 진행된다면 사상 초유의 의료 대란이 일어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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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 박차고 나오겠다는 전공의들…왜?
5일 의료계에 따르면 전공의협회는 오는 7일, 대한의사협회는 오는 14일 각각 파업하겠다고 의결했다. 특히 전공의협회는 오는 7일 오전 7시부터 24시간 동안 필수 진료 인력까지 모두 철수하는 전면 파업을 의결했다.
의료계가 집단행동이라는 초강수를 꺼낸 것은 최근 정부 정책에 대한 반발 때문이다. 정부는 지난달 23일 현재 입학 정원이 3058명인 의과대학 입학 정원을 오는 2022년부터 10년간 한시적으로 매년 400명씩 늘리겠다는 내용을 중심으로 하는 의과대학 정원 증원 방안을 발표했다.
하지만 의료계는 의대 인력 증원이 의사 부족 문제 해결을 위한 근본적인 방법이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다. 단순히 인력을 늘리기보다 수가 인상 등을 통해 문제 해결을 진행해야 한다는 것이다. 전공의협회는 “의사가 부족하다는 잘못된 논리를 내세울 것이 아니라 의료 현실에 대한 제대로 된 분석을 시행하고 정책 제안에 목소리를 내라”면서 “정말 의사가 부족하다면 어디에 부족하고, 왜 기피하는지 파악하는 것이 먼저”라고 강조했다.
현재 전국 250개 병원에서 수련 중인 전공의는 1만6000여명에 이른다. 전공의는 대학병원 등 상급종합병원에서 전문의 자격을 따기 위해 수련하는 의사를 말한다. 이들은 외래진료에 앞서 환자를 사전 진료하거나 수술실에서 집도 의사를 돕는 등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따라서 실제 파업이 일어날 경우 업무 공백에 따른 적지 않은 피해가 예상되는 상황이다.
파업이 현실화하면 지난 2000년 의약 분업과 2014년 원격진료 추진에 반대한 파업에 이어 의료계의 세 번째 단체 행동이 된다.
◇정부 “최대한 대화 통해 해결…국민 피해엔 엄정 대응”
정부는 이번 대책이 의사 부족 문제 해결 등 의료 체계 개선을 위해 필요한 조치였다면서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파업으로 인한 국민 피해에는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김강립 보건복지부 차관은 “이번 대책은 국민을 위한 의료체계의 개선과 국가적인 의료발전을 위한 정부의 불가피한 선택”이라면서 “향후 세부적인 실행 방안을 수립하기 위한 논의 과정에서 의료계와 충분히 논의하고 협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의사 수는 13만명 수준이지만 현재 활동하고 있는 의사 수는 10만명에 불과하다. 그나마 전문의 10만명 가운데 필수 진료과목인 감염내과 전문의는 277명이며 소아외과 전문의는 전국을 통틀어 채 50명도 되지 않는다. 지역별로도 서울은 인구 1000명 당 의사 수가 3.1명인데 반해 경북은 1.4명, 충남은 1.5명에 불과하는 등 서울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지역편차가 큰 상황이다.
김 차관은 “어디에 사는지에 따라 의료혜택 편차가 발생하는 상황은 의사 수 부족도 큰 원인”이라면서 “이번 지역 의사 양성을 위한 정원 조정은 과거 2000년 초에 의료계 요구에 따라 감축된 정원을 회복하는 수준에 불과하며 이러한 조치를 한다고 하더라도 국내 의사 수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까지 확보되는 것은 아니다”라고 전했다.
정부는 의료계와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기본 입장과 함께 만약의 사태를 대비한 대응책도 강구하고 있다.
우선 병원에 응급실, 중환자실 등 필수의료 유지를 위해 대체순번을 지정하거나 대체인력을 확보해 진료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요청했다. 병원에서도 당직의 조정 등을 통해 최대한 의사를 배치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 복지부와 지방자치단체는 24시간 비상진료상황실을 운영해 비상진료대책이 차질 없이 시행되도록 관리한다.
김 차관은 “의료계의 집단행동 과정에서 혹시 불법적인 요소가 발생한다면 법과 규정에 따라 원칙적으로 대응할 것”이라면서 “만에 하나 국민에게 위해가 발생할 경우 엄중하게 조치할 것”이라고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