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승진 미국 스탠퍼드대 명예교수는 18일 이정헌 더불어민주당 정보통신특별위원장이 주호영·정동영·최형두·이해민 의원과 함께 주최한 ‘AI 대전환 속 대한민국의 길, 세계는 어떻게 준비하는가’ 주제 토론회에 화상으로 참여해 우리나라 국가 AI 전략과 관련해 이같이 제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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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산업에 특화한 버티컬 LLM 경쟁도 이미 치열하다. 황 교수는 블룸버그가 만든 금융 특화 AI인 블룸버그GPT와 스탠포드대학이 개발한 암 진단·치료 특화 AI ‘머스크’를 소개하며 “보유하고 있는 전문 데이터를 활용해 독보적인 LLM을 만든 사례”고 평가했다. 그는 “일반적인 LLM은 오픈소스로 공개되면서 미국에선 대학원생들이 과제로 개발할 만큼 보편화된 기술이 됐다”며 “이제 비즈니스, 조직, 군사에서 AI를 어떻게 이용하느냐가 우리나라가 막아야 할 명백한 방어선이 됐다”고 강조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에서는 한국이 AI 강국으로 도약하려면 규제 완화와 과감한 진흥 정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송경희 성균관대 교수는 “우리나라 AI 기업들은 데이터를 활용하기 어렵다. 일본은 AI 학습 데이터에 대해 저작권 적용을 예외로 해주고 있고 유럽도 과학·연구 목적에 있어서는 데이터 활용이 가능함을 명확히 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데이터에 대한 규정이 명확하지 않다면 AI 기업들이 법 위반에 대한 우려로 데이터를 제대로 쓸 수가 없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셰인 카힐 메타 법률 및 정책 개발 총괄은 “AI 업계에선 지나친 규제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특히, EU의 AI법이 산업에 미칠 부정적 영향에 대해 미국의 70개 이상의 상장 기업들이 SEC(미국 증권거래위원회) 공시에서 이를 ‘위험 요인’으로 지목했다”고 언급했다. 그러면서 “한국은 오픈소스 AI를 지원하는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혁신을 촉진하는 규제 환경을 조성하려는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LLM 모델, AI 반도체뿐 아니라 다양한 영역의 AI 기업을 육성해 생태계를 키워야 한다는 조언도 나왔다. 이준표 SBVA 대표는 “SBVA는 소프트뱅크벤처스 시절부터 25년간 200개 넘는 한국 회사에 1조원 넘게 투자해왔다. AI를 구성하는 생태계 전체에 투자를 하고 있다. 데이터를 모으는 센서, LLM을 실제 물리 세계에 구현한 로봇, 인프라에 해당하는 클라우드까지 모두 포함된다. 한국에는 놀라운 잠재력을 가진 회사들이 많다”고 강조했다.
글로벌 빅테크와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박기호 LB인베스트먼트 대표는 글로벌 기업과 협력을 강조했다. 그는 “AI는 글로벌 빅테크, 우리나라 대기업, 스타트업이 모두 협력과 경쟁을 전제로 하지 않으면 생존할 수 없는 게임”이라며 “정부는 이 점을 염두에 두고 우리 스타트업들이 해외로 나갈 수 있도록 제도적인 지원을 해줘야 한다”고 말했다.
김경만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인공지능기반정책관도 독자적 생태계와 글로벌 협력 투 트랙이 정부 정책임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나라는 독자적인 생태계를 구축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는 동시에 민간이 자체적으로 외국과의 협력을 통해서 이를 기반으로 한국화하는 작업도 이뤄질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