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4·19 묘지 참배는 총선 이후였다는 점에서 남양주 방문 때와 전혀 달랐다. 손학규계로 불리는 인사들이 대거 4·19 묘지를 찾아 손 전 고문과 인사를 나눴다. 오전 10시에 치러진 공식 행사 이후 돌아간 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와는 만나지 못했지만 10여명의 더민주 인사가 남아 손 전 고문을 기다렸다.
손 전 고문은 4·19 묘지에 도착해서 임종성 당선인과 포옹한 이후 이언주 의원, 유은혜 의원, 김성식 국민의당 당선인, 전혜숙 당선인, 강훈식 당선인 등과 일일이 포옹을 나누며 당선을 축하했다. 이밖에도 손학규계로 분류되는 양승조 조정식 이찬열 유은혜 의원, 김민기 당선인, 정춘숙 당선인, 김병욱 당선인, 고용진 당선인, 이훈 당선인 등도 손 전 고문과 함께 참배했다.
당 안팎에서는 손 전 고문의 행보를 두고 정계 복귀를 위한 정지작업에 나선 게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김종인 대표가 총선을 도와달라고 손을 먼저 내밀었던 만큼 정계의 거물인 데다 20대 총선에서 손학규계가 대거 원내에 진입하면서 복귀를 위한 발판도 마련됐다는 평이다.
손 전 고문은 참배를 마치고 인근 식당에서 측근들과 오찬을 하기에 앞서 “제도 혁명을 위한 새판짜기에 나서달라”며 “20대 국회에 들어가는 분들은 국민의 뜻을 제대로 받아들어 이번 총선을 통해 이뤄진 선거혁명을 완성된 혁명으로 만들어야 한다”고 당부했다. 식사 도중에는 측근 의원 한명 한명을 호명하며 소개의 시간도 가졌다. 야권의 권력지형이 바뀌는 시점에서 측근들에게 단순히 남기는 말과 행동 이상의 의미를 담은 것으로 해석된다. 손 전 고문은 정계복귀 질문에는 침묵으로 일관했다. 참배 도중 지지자들이 “활동하셔야 하는 것 아니냐”, “이제 나오실 때가 됐다”고 건네는 인삿말에도 웃음으로 무마했다. 손 전 고문은 쏟아지는 질문에 “기자회견을 할 처지가 아니다”며 취재진의 식사를 걱정하고는 다시 강진으로 내려가는 차에 올랐다.
손 전 고문 측근은 “4·19 묘지 참배는 정계 은퇴한 지난해 한 번 걸렀을 뿐 매년 해마다 참석했던 행사”라며 “이번 상경도 정계 복귀와는 무관하게 참배를 위해 나온 것”이라고 확대 해석을 경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