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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원 SK그룹 회장은 4일 충북 청주에서 열린 SK하이닉스의 신규 반도체 공장 ‘청주 M15’ 준공식에서 환영사를 위해 마이크를 잡고 이같이 말했다. 이 자리에는 문재인 대통령도 참석했다. 강단에 올라 문 대통령을 마주 본 최 회장은 “사회적 가치 창출이라는 새로운 경영 전략으로 지속 가능한 성장을 모색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져온 빚을 사회적 가치 창출로 갚아 나가겠다고 약속한 셈이다.
최 회장에게 SK하이닉스의 존재는 각별하다. 2011년 인수할 당시 그룹 안팎의 많은 반대에도 불구하고 3조3000억원을 투자해 손에 넣었다. 당시 하이닉스는 누적적자만 10조원에 잘할 정도로 경영상황이 최악을 달리고 있었다. 그룹의 경영진들조차 그룹에 큰 부담이 될 것이라며 말렸다. 하지만 최회장은 “SK에게 반도체 사업은 오랜 꿈이었다”며 인수를 주도했다.
◇文 “SK, 과감한 투자로 최고 기업 일궈”
2012년 SK하이닉스로 사명을 바꾼 최회장은 SK와 하이닉스의 물리적, 정서적 통합에 심혈을 기울였고 2013년 하이닉스 출신인 박성욱 사장(현 부회장)을 대표이사에 앉혀 힘을 실어줬다. 이후 최회장은 파격적인 투자와 업계를 리드하는 기술개발로 인수 7년만에 부실기업을 세계 3대 반도체 기업으로 키워냈다. 이날 준공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도 “과감한 투자와 기술력으로 최고 기업을 만든 SK하이닉스 직원에 격려의 말씀을 드린다”며 “청주 M15 공장은 올해 말까지 1000명, 오는 2020년까지 2100명의 직원을 직접 고용할 것이다. 우리 정부는 이렇게 투자하고, 일자리를 만들며 중소기업과 상생해 지역경제에 기여하는 기업에 대한 격려와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격려했다.
◇中 저사양 낸드 물량공세, 기술력으로 차단
SK하이닉스의 연간 시설투자는 SK그룹 인수 직전인 2011년 3조5000억원에서 지속적으로 그 규모를 늘려 2016년 6조3000억원, 2017년 10조3000억원까지 크게 뛰었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8조960억원을 투자했다. 특히 반도체 업계 불황이 닥친 2012년 글로벌 업체들이 모두 시설 투자를 축소하는 상황에서도 투자를 늘린 SK하이닉스는 선제 투자에 따른 기술력 확보로 글로벌 반도체 리더로 우뚝 섰다. 1995년 이후 만년 적자에 시달리며 18년간 법인세를 내지 못하던 SK하이닉스는 경영 실적 호전에 따라 2014년부터 2017년까지 4년간 약 4조8000억원에 달하는 법인세를 납부하는 기업이 됐다. 올해는 1분기에만 1조1695억원을 법인세로 냈다. 지난 4년간 경기 이천과 충북 청주 등에 낸 법인세분 지방세만도 5000억원 이상이다.
이번 청주 M15 준공 역시 최 회장의 통 큰 투자 결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그는 2015년 경기 ‘이천 M14’ 공장 완공 당시 총 46조원을 반도체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축구장 8개 크기인 6만㎡(1만8000평, 길이 339m, 폭 172m, 높이 71m) 규모로 지은 청주 M15에는 약 20조원을 순차적으로 투입한다. SK하이닉스는 이곳에서 연내 기존 4세대(72단)를 시작으로 내년 5세대(96단) 등 고사양 3D 낸드플래시 생산을 준비 중이다. 최근 중국 업체들의 저사양 낸드 양산이 본격화하는 상황에서 기술 우위를 점하고, 경쟁력을 지속 유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D램 편중 현상을 완화하면서 전체 매출 가운데 18%에 불과한 낸드 비중도 끌어올려 사업 안정성도 꾀할 수 있게 됐다.
이에 따른 사회적 가치 창출 효과는 기대 이상이다. 서울대 경제연구소는 청주 M15 준공에 따라 오는 2023년까지 고용 창출 21만8000명, 생산 유발 70조9000억원, 부가가치 유발 25조8000억원 등 상당한 경제·사회적 파급 효과가 일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이미 청주 M15 건설 과정에서만 160여개 협력사와 연 240만명의 인력이 투입됐다는 것이 SK하이닉스 측의 설명이다.
최 회장은 “청주 M15 준공을 통해 세계 최고 수준의 기술 혁신으로 4차 산업혁명 핵심인 한국 반도체 경쟁력을 더욱 굳건히 유지해 나갈 것”이라며 “앞으로도 반도체 기술 리더십을 지속 확보하기 위해 과감한 기술 투자로 국가 경제에 계속 이바지하겠다”고 화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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