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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 상가 붕괴현장 인근 건물도 균열…주민들 "무너질까 두렵다"

김성훈 기자I 2018.06.04 18:53:47

용산5구역 상가대책위 건물 균열 사진 공개
주변 건물 연쇄 붕괴 우려…안전 심히 우려
붕괴 상가 합동감식…"폭발·화재 원인 아냐"
서울시, 노후 건축물 309곳 긴급 안전점검

용산 사고현장(한강로2가 210-1번지) 인근에 사는 용산5구역 상가대책위원회가 공개한 주변 건물 균열 상태 (사진=용산5구역 상가대책위원회)
[이데일리 김성훈 조해영 기자] 지난 3일 서울 용산구에서 상가 붕괴 사고가 일어나 합동 정밀감식에서 나선 가운데 사고 건물 인근 지역에도 균열이 진행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4일 용산 사고현장(한강로2가 224-2번지) 인근에 사는 ‘용산5구역 상가대책위원회(가칭)’는 “전날 사건으로 인해서 인명피해가 없어 다행이다”면서도 “주변에 있는 건물들도 연쇄 붕괴가 우려되는 상황에서 영업하는 상인과 손님에 대한 안전이 우려된다”고 밝혔다.

이날 3시 30분쯤 열린 비공식 브리핑에 참석한 상인 정재영(32)씨는 “(보수공사를 했음에도) 건축물 균열 생겨 안전이 심각히 걱정된다”며 “상가대책위를 구성한 상황에서 향후 5구역 피해 대책과 앞으로의 영업손실 등을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이날 정씨가 공개한 사진들을 보면 바닥에 물이 차오르고 있었으며 벽면과 입구, 바닥에 균열이 일어나고 있었다.

사고현장 주변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오민교(69)씨도 “(저희 가게뿐 아니라) 여러 상점들에서 균열이 발생할 위험이 있다고 다들 생각하고 있다”며 “서울시와 구청이 나서 전체적으로 상태를 자세하게 따져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오씨는 용산구청에서 입장을 따로 전했느냐는 질문에 “5년 전부터 균열이 생겨서 민원을 넣었지만 시행 안 됐다”며 “현재도 영업에 지장을 주는 상황에서 피해가 적지 않다”고 토로했다.

상가대책위원회는 오는 9일 오후에 모여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이 4일 오전 서울 용산구 한강로2가 건물붕괴 현장에서 합동 감식작업을 벌이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한편 경찰과 소방당국 등은 이날 오전 10시 30분부터 오후 1시까지 용산 사고 현장에서 시행한 합동 정밀감식에서 원인이 화재나 폭발에 의한 것은 아니라는 진단을 내렸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 감식 후 “붕괴 원인은 현재까지 알 수 없다”면서도 “폭발 또는 화재로 인한 붕괴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경찰은 구체적인 붕괴 원인을 찾기 위해 국과수에서 7일에 2차 현장 감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연면적 301.49㎡ 규모로 1~2층은 음식점, 3~4층은 주거공간으로 쓰이던 이 건물은 지난 3일 오후 12시 35분쯤 알 수 없는 이유로 순식간에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이 사고로 건물에 있던 이모(68·여)씨가 다쳐 인근 병원에 이송됐으나 생명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지난 1966년 지어져 올해로 52년된 건물이 안전점검을 받지 않은 사실이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시는 이와 관련해 “해당 건물이 서울 시내 정비구역으로 지정됐지만 관리처분 인가가 나지 않아 건물 철거를 하지 못했던 것으로 확인됐다”며 서울시내 노후 건축물 309곳을 대상으로 긴급 안전점검을 벌일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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