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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태안의 기적 희망 프로젝트 추진.."검은재앙 이겨낸 힘 보여줄터"

박진환 기자I 2016.11.03 17:46:09

허베이 스피리트호 유류사고 피해 극복 10주년 행사
충남도, 재앙을 희망으로 승화시킨 3대 프로젝트 마련
재난극복 과정에서의 성과와 교훈, 시행착오 등 재점검
내년 포럼 개최 및 ‘유류피해 극복 기념관’ 건립 등 추진
반면 아직 수만건의 민사소송 진행 중... 주민들 눈물만

[충남 내포=이데일리 박진환 기자] 2007년 충남 태안에서 일어난 허베이 스피리트호의 유류사고 10주년을 맞아 국가적 대재앙을 이겨낸 희망 프로젝트가 내년 충남 일원에서 다양한 형태로 진행된다.

충남도는 내년도에 허베이 스피리트호 유류사고 피해 극복 10주년을 맞아 기적을 일군 의미와 가치를 재조명하고, 재앙을 희망으로 승화시키기 위한 3대 프로젝트를 추진한다고 3일 밝혔다.

당시 검은 기름띠로 범벅이 된 죽음의 바다 서해안을 살리기 위한 자원봉사자의 나눔 정신 등 국민적 감동의 역사를 기억하고, 피해주민의 애환과 노고를 위로한다는 계획이다.

◇서해안 유류피해 극복 10주년

충남도는 내년 9월로 예정된 ‘서해안 유류피해 극복 10주년 행사’를 해양 환경·안전 포럼과 10주년 행사 등 투트랙 방식으로 진행한다는 방침이다.

우선 해양 환경·안전 포럼은 재난극복 과정에서의 성과와 교훈, 시행착오 등을 되돌아보고, 발전방향 모색을 위해 마련됐다.

이를 위해 10년 전의 아픔(과거)-함께 이겨낸 재앙(현재)-희망이 일렁이는 바다(미래)를 콘셉트로 펼쳐진다.

세부적으로는 △유류사고 및 해양안전대책 △주민건강 및 생태계에 미친 영향과 치유 △123만 자원봉사자의 역할 △보상과정에서의 문제점과 사회적 갈등 및 해결 방안 △지역경제 영향과 재건 등에 대한 주제 발표 및 전문가 토론이 진행된다.

특히 포럼에서 도출된 법·제도 개선안은 정부 및 국회 등에 정책으로 건의하거나 공론화하기로 했다.

또한 10주년 행사는 재난 극복에 팔 걷고 나선 국민적 노력을 기리고, 미래 발전 동력으로 승화시키기 위한 국민 대화합의 장으로 태안군 만리포해수욕장 일원에서 열린다.

이 행사에서는 최단기간 내 옛 모습을 되찾은 해양 생태관광지 위상 제고 및 국민적 노력의 성과를 기리기 위해 자원봉사 화합행사, 수산물 판촉·먹거리 행사, 각종 체험 행사 등이 펼쳐질 예정이다.

◇유류피해 극복 기념관 개관,

유류피해 극복 기념관은 충남 태안군 만리포 일원에 부지면적 1만 761㎡(연면적 2624㎡)에 지하 1층·지상 2층 규모로 건립 중이다.

10주년인 내년 9월에 맞춰 개관이 준비되고 있다.

기념관은 해양환경의 중요성과 오염사고에 대한 경각심 고취 및 자원봉사자의 숭고한 뜻을 기리는 한편 전 국민의 전시·학습공간으로 활용된다.

이를 위해 국비 105억원과 지방비 11억원을 투입됐으며, 지난달 말 기준 42%의 공정률을 보이고 있다.

충남도는 기념관을 해양환경 훼손에 대한 경각심을 제고하고, 자원봉사자들의 숭고한 재난 극복정신을 기리기 위한 거점으로 활용하는 등 운영 활성화에도 만전을 기한다는 방침이다.

◇유류피해 극복 백서 발간,

충남도는 국내 최대 규모의 유류사고 과정에서 드러난 성과와 문제점 등을 담은 백서를 발간해 역사적 기록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백서는 각 기관에서 산발적으로 도출된 자료를 종합 집대성해 향후 유사 사고 시 대응 매뉴얼로도 활용될 전망이다.

구체적 내용으로는 2007년 사고 직후부터 2017년까지 10년간 피해 극복 전 과정을 상황별로 구분해 △유류오염 방제·복구 △유류오염 피해 배·보상 △부록 등 3권으로 구성된다.

충남도는 관계기관과 전문가, 피해민단체 관계자 등 15인 내외의 자문단을 구성해 백서 제작 전반에 대한 자문 및 수집자료 검증에 투입해 내년 12월까지 백서를 발간하기로 했다.

또한 서해안 유류피해 극복 10주년 3대 희망 프로젝트 실현을 위해 해양수산부 등 관계기관과의 업무 협의를 통한 국비 확보 및 기본계획 수립을 마친다는 방침이다.

◇ 충남에서만 소송 1만 5000여건

허베이 스피리트호 기름 유출사고가 발생한 지 9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많은 주민들이 피해 보상을 받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허베이 스피리트호사 및 국제유류오염보상기금(IOPC펀드), 충남지역 주민들간 1만 5000여건의 민사소송이 아직도 진행되는 등 사고 발생 10년 가까이 법적 다툼이 끊나지 않고 있다.

충남도에 따르면 10월 기준 전체 6만 9000건의 소송 중 판결 및 취하, 화해·조정 등으로 종료된 사안은 5만 4000건이며, 1만 5000건은 1심 또는 2심에서 진행 중이다.

이미 판결 받은 배·보상금 중 일부는 해양수산부 신청을 거쳐 피해 주민민에게 대지급되고 있으며, 법률대리인 측의 수수료 정산 등 절차 이행을 거쳐 지급되고 있다.

또한 실질적인 피해를 입었지만 입증이 어려워 배·보상을 받지 못한 주민에 대한 지원도 아직도 불투명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러나 유류 유출 사고가 발생했을 당시 피해주민들의 대부분이 고령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피해 배·보상자의 사망과 이에 따른 상속인 상환 지연 등 어려움은 가중되고 있다.

맹부영 충남도 해양수산국장은 “검은 기름으로 뒤덮여 신음했던 아픔의 현장이 123만 자원봉사자의 희생과 지역민들의 눈물겨운 노력으로 최단기간 내 피해 극복에 성공했다”라며 “유류사고 발생 10주년인 내년 재난을 이겨낸 도민의 저력을 발판으로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대표 해양강도 실현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허베이 스피리트호 유류오염 사고는 2007년 12월 7일 태안 만리포해수욕장 북서쪽 5마일 해상에서 발생했다. 당시 예인선 2척이 해상크레인 부선을 연결해 항해하던 중 예인줄 절단으로 크레인 부선이 밀리면서 대산항에 입항 대기 중이던 허베이 스피리트호 유조선과 충돌했다.

이 사고로 원유 1만 2547㎘(1만 900t)이 유출돼 충남도 6개 시·군과 전남 3개 시·군, 전북 2개 시·군에 엄청난 피해를 입히는 등 국내 최대 규모의 유류오염 사고로 기록됐다.

2007년 12월 7일 태안 만리포해수욕장 북서쪽 5마일 해상에서 유조선인 허베이 스피리트호의 기름이 유출되는 사고가 발생해 충남도 6개 시·군과 전남 3개 시·군, 전북 2개 시·군에 엄청난 피해를 입혔다.
사진=충남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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