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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설공사 안전관리 종합정보망(CSI)에 따르면 이달 들어 24일까지 건설현장에서 사망 사고가 발생한 건수는 0건으로 집계됐다.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이후로 살펴봐도 월별 사망 사고 건수가 0건으로 집계된 적은 한 번도 없었다.
6월 이재명 정부 집권 이후 건설 현장의 사망 사고 등 중대재해에 대한 경계감이 커졌지만 사망 사고가 끊이지 않고 발생해왔다. 이재명 정부 집권 전인 5월 16건에서 6월 14건, 7월 12건으로 줄어드는 듯 했지만 8월 16건으로 늘어나더니 9월엔 10건, 10월 들어선 0건으로 집계됐다.
이달이 아직 끝나지 않은 데다 추석 연휴로 조업일수가 감소하면서 건설 공사 진행이 활발하게 이뤄지지 않다보니 사망 건수 자체도 줄어든 것으로 풀이된다. 작년 10월엔 사망 사고가 발생한 사업장이 19곳이나 됐다. 작년엔 추석 연휴가 9월에 있었는데 작년 9월에도 사망 사고 발생 사업장은 11곳으로 집계됐다.
정부와 여당은 사망 사고가 크게 줄어들지 않자 지난 달 사망 사고를 일으킨 건설사에 대해 과징금을 부과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고용노동부는 연간 3명 이상의 사망 사고를 낸 기업에 대해 영업이익의 5% 이내에서 최소 3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하는 내용의 ‘노동안전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해당 방안은 산업안전보건법, 건설산업기본법 등의 개정을 통해 추진된다. 문진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사망 사고가 발생한 경우 매출액의 최대 3%를 과징금으로 부과하되 과징금 상한액을 1000억원으로 책정하는 내용의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안을 발의했다.
소규모 현장서 사망 더 많이 나…과징금은 대형사 위주
그러나 중대재해에 대한 사후 징벌 강화가 사망 사고를 줄이는 데 얼마나 효과가 있을 지에 대해선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많다. CSI 집계 결과 10월 사망 사고 건수가 0건으로 집계됐지만 이는 사망 사고 발생시 시공사(시공자)가 신고하게 돼 있기 때문에 과소 집계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고용노동부가 집계하는 산재보험 승인, 근로감독 기준 등으로 건설업의 사망 사고 건수를 보면 CSI 집계보다 월등히 많기 때문이다. 다만 해당 지표들은 분기별로 작성되는 데다 분기가 끝나고 석 달이 지나서야 발표되기 때문에 실시간으로 사망 사고을 아는 데 한계가 있다.
고용부가 지난 8월 발표한 재해조사 대상 사망사고 발생 현황에 따르면 건설업의 사망 사고 발생 건수와 사망자 수는 올해 2분기 67건, 67명으로 1분기(발생건수 63건, 사망자수 71건) 대비 크게 차이가 나진 않았다. 이 정부의 집권이 본격화한 3분기(7~8월) 통계는 내년초에나 나올 예정이다. CSI와 고용부의 사망 사고 발생 건수 등을 비교해보면 CSI에는 소규모 건설 현장에서의 사망 사고가 상당 부분 빠져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정부가 대부분 대형 건설사를 타깃으로 과징금을 부과하고 있지만, 실제론 소규모 사업장에서 사망 사고가 더 자주 발생하기 때문에 안전 관리를 강화한다는 목적과 실제 조치 대상은 어긋날 가능성이 있다는 의견이 나온다.
최수영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은 “정부에서 과징금 부과 등 제재를 강화하겠다고 하면 사고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관련 투자가 늘어 사고를 줄이는 데 긍정적인 효과가 있겠지만 근본적인 해결책은 아니다”며 “중대재해처벌법이 생겼을 때도 사망 사고 등이 줄어들지 알았는데 그렇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어 “사망 사고 등은 대부분 소규모 건설 현장에서 발생하는 데 이들은 과징금 부과 등에서 빠지면서 맞지 않는 부분이 있다”고 덧붙였다.
건설현장 뿐 아니라 사회 전반의 안전 관리 의식이 고취돼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최 연구위원은 “평소에 자전거 탈 때 안전모를 쓰지 않으면서 건설현장에서만 안전모를 쓰라고 하면 잘 지켜지지 않은 경우가 많다”며 “사회 전반적으로 안전에 대한 인식을 높여야 할 뿐 아니라 건설 현장에 있는 다양한 이해관계의 사업체들이 안전을 위해 협력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