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미래를 그린 SF 영화에서 등장하는 풍경이 아니다. 삼성전자(005930)가 4일(현지시간)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2’ 개막을 하루 앞두고 사전 공개한 전시 부스에서 펼쳐진 모습이다. 시연이 끝나니 곳곳에선 박수가 나왔다.삼성전자는 5~7일 사흘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 전시회 ‘CES 2022’를 맞아 혁신 기술을 대거 공개했다. 삼성전자는 개막에 앞서 이날 오후 미국 라스베이거스 컨벤션센터(LVCC)에서 ‘삼성 부스 사전 투어’ 행사를 진행했다. 전시관 입구에 도착하니 각각 8m, 16m에 달하는 초대형 LED 사이니지 월에서 쇼윈도 콘셉트의 영상과 함께 기조연설 주제인 ‘미래를 위한 동행(Together for Tomorrow)’을 표현하는 다채로운 영상이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전시장에서 가장 눈에 띄는 혁신 기술은 단연 ‘로봇’과 ‘전장’이었다. 삼성전자는 독자의 기술을 기반으로 한 ‘인공지능(AI) 아바타’와 이날 최초 공개된 인터랙션 로봇 ‘삼성 봇 아이’, 앞서 공개된 바 있는 가사 보조 로봇 ‘삼성 봇 핸디’를 통해 사용자 맞춤형 미래 홈(Personalized & Intelligent Future Home)을 선보였다.
이날 시연에서 등장한 AI 아바타 이름은 세바스찬. 시연자가 대형 스크린에 등장한 세바스찬에게 말을 걸자 실제 인간 비서처럼 능숙하게 의사소통을 한다. 시연자가 자리를 옮겨도 의사소통은 끊기지 않는다. 스마트폰을 추적해 부엌이나 거실, 스크린이 있는 곳이라면 나타나 대화를 이어갔다.
가상 공간에 있는 세바스찬이 물리적으로 도울 수 없는 일은 근처에 있는 로봇이 자연스럽게 메웠다. 화상 회의를 진행 중인 시연자가 자리를 옮길 경우 의사소통이 어려워지기 마련인데, ‘삼성 봇 아이’가 시연자를 따라다니며 회의를 이어갈 수 있도록 도왔다. ‘삼성 봇 핸디’는 능숙하게 유리잔을 집으며 저녁상을 차렸다.
삼성전자는 이를 구현하기 위해 AI 아바타가 현실 세계에서의 고객 위치를 UWB(초광대역통신) 위치 인식 기술로 파악해 가장 가까이에 있는 스마트 기기를 통해 고객과 상호 연결되도록 했다. AI 아바타는 언제 어디서나 사용자가 필요한 일을 대신 해주는 개념의 라이프 어시스턴트(Life Assistant)로 온디바이스(On-Device) 대화 인식, UWB 위치 인식, IoT 가전 제어 기능 등을 갖췄다.
전장 기술의 경우, 차량 좌석을 실제로 세팅해 ‘자율 주행’과 ‘증강 현실’(AR)을 통한 운전 경험을 할 수 있도록 했다. 직접 차량에 탑승하니 정면 유리에 AR 기술을 활용한 정보들이 속속 등장했다. 운전정보, 내비게이션, 도로상황, 위험상황 등이 실시간으로 제공됐다. 특히 안갯속에 보이지 않던 동물들을 감지해내는 기술이 유용해 보였다.
한종희 부회장의 기조연설에서 강조된 ‘연결성’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었다. 삼성전자가 차별화된 AIㆍIoT 기술을 기반으로 선보이는 활동인 ‘팀 삼성’이 소개됐다. TV를 통해 집 안 모든 조명을 통제하는 등 가전에서 모바일 제품까지 다양한 기기를 스마트싱스(SmartThings)로 연결해 스마트 홈 환경을 구현하는 모습을 시연했다.
이번 CES 2022에서 최초 공개된 휴대용 스크린 ‘더 프리스타일’의 캠핑장 시연 공간과 갤럭시 Z플립3 비스포크 에디션을 실시간으로 조립하는 모습을 구현한 공간, 한종희 부회장이 기조연설에서 공개한 차세대 게임용 디스플레이 ‘오디세이 아크’도 이목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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