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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에즈 좌초선박 거의 '정위치' 시켰다…통행재개 시점 미지수(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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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성훈 기자I 2021.03.29 16:46:46

양쪽 제방과 평행하게 세워…세계 물류업계 ''안도''
"엔진 가동·이동 위한 작업중…엔진·방향타 상태 양호"
통행 재개 시점 미지수…약 370척 대기중
뱃길 뚫려도 당분간 정체…"유럽 항구서 하역 대기해야"
국제유가 하락…WTI 선물 다시 60달러선 아래로

(사진=AFP)
[이데일리 방성훈 기자] 이집트 수에즈 운하에서 좌초한 대형 컨테이너선 에버기븐호의 부양 작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우선 양쪽 제방과 평행하게 세우는 데는 성공했다. 이제 엔진을 가동시켜 원활하게 운하를 빠져나갈 수 있도록 이동시키는 일만 남은 셈이다.

로이터통신이 29일(현지시간) 두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이날 아집트 수에즈운하관리청(SCA)은 지난 일주일 동안 수에즈 운하를 가로막고 있던 에버기븐호를 부양해 양쪽 제방과 나란히 세우는 데 성공했다. 정상적인 항로로 정위치한 것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도 이날 오사마 라비 SCA 청장을 인용해 “에버기븐호의 뱃머리를 운하 동쪽 둑에서 잡아당기는데 성공했다”고 보도했다. 라비 청장은 “에버기븐호가 80% 가까이 (제방과 평행하게) 방향을 튼 상태이며 해안에서 4m 거리에 불과했던 이전과 비교해 102m까지 이동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해상 서비스 제공 업체인 인치케이프는 이날 트위터를 통해 새벽 밀물 시간에 맞춰 예인작업을 벌인 결과 현지시간으로 오전 4시 30분에 선체를 바로 세우는 데 성공했다고 관련 소식을 전했다. 인치케이프는 굴착기가 2만7000㎥의 모래를 제거하고 난 뒤에 에버기븐호가 모래톱에서 빠져나와 부양에 성공했다고 부연했다.

에버기븐호는 지난 23일 수에즈 운하 남쪽 입구에서 6km 떨어진 곳에서 좌초됐다. 너비 59m, 길이 400m, 22만t 규모의 세계에서 가장 큰 컨테이너선 중 하나로, 중국에서 출발해 네덜란드 로테르담으로 향하는 중이었다. 대만 선사 에버기븐 마린이 이 선박을 운용하고 있으며, 소유주는 일본의 쇼에이키센이다.

로이터는 자체 입수한 사진들에서도 이러한 사실이 확인됐다면서 “전 세계 물류업계에 숨통을 틔우고 희망을 심어줬다”고 평했다. 그러면서 에버기븐호는 현재 엔진에 다시 시동을 걸고 이동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 소식통들은 엔진 가동 후 이동 전에 초기 검사를 진행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WSJ 역시 에버기븐호의 엔진과 방향타가 완벽하게 작동하는 상태라며 선박이 정박지로 예인되고 나면 글로벌 해운산업과 아시아와 유럽 간 석유, 가스 및 소비재 운송에 대한 부담이 완화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 세계 해상 무역의 약 13%, 해상을 통한 석유 운송의 10%가 수에즈 운하를 통과해 이뤄지고 있다.

다만 수에즈 운하 통행이 언제 재개될 것인지는 아직 불분명하다고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들은 전했다. 에버기븐호가 박혀있던 모래톱에서 빠지긴 했지만, 아직은 대각선 방향으로 운하를 비스듬히 막고 있기 때문에 추가 예인 작업이 필요한 상황이다. 블룸버그와 CNN방송 등은 “에버기븐호를 다시 띄우는 데에는 성공했지만 앞으로 남은 작업이 많다”고 했다.

에버기븐 소유주인 쇼에이키센 관계자도 AFP통신에 “항로를 가로막고 있던 뱃머리 방향을 트는 데는 성공했지만, 아직 완전히 떠오른 건 아니다. 아직 완전하게 성공했다고 말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일단 좌초된 배가 움직였다는 사실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현재 수에즈 운하 내부와 입구 양측으로는 액화천연가스(LNG) 및 액화석유가스(LPG) 선박 등을 포함해 최소 369척의 선박이 통행 재개를 기다리며 대기하고 있다. 해상 물류 업계에선 이번 사고로 하루에만 약 1400만~1500만달러의 손실이 생긴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일부 선박들은 예인 작업이 수주간 지체될 수도 있다는 전망에 아프리카 희망봉 남단을 우회하는 결정을 내리기도 했다. 전날까지 최소 15척이 9640km 더 먼 항로를 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닷새째 모래톱에 박혀 있던 지난 27일(현지시간) 에버기븐호의 모습. (사진=AFP)
전문가들은 뱃길이 다시 열리더라도 병목현상 등으로 당분간은 정체 상태가 지속할 것으로 내다봤다. 대기하고 있는 선박들이 워낙 많은 탓에 아시아 선박들의 주요 목적지인 네덜란드 로테르담, 앤트워프 등 유럽 항구도 선박들로 가득 채워질 것으로 보여서다. 화물을 하역하기까지 대기 시간이 길어지는 것은 불가피하다는 진단이다.

물류대란 우려로 출렁였던 금융시장은 안정화를 되찾을 것으로 보였다. 그동안 급등세를 보였던 국제유가는 하락했다. 로이터에 따르면 에버그린호의 부양 성공 소식에 이날 북해산 브렌트유는 전일대비 약 1.4% 하락한 배럴당 63.67달러를 기록했다.

지난 24일 6% 급등했떤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도 미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60달러선 아래로 떨어졌다. 한국시간으로 이날 오후 1시 30분 기준 WTI 5월물은 전일대비 1.7% 하락한 59.93달러를 기록했다. 대만에 상장된 에버기븐호의 임대주 에버기븐마린 주가는 3.3% 상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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