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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가 직접 게임을 해보니 게임성이 충분한 수작도 있는 반면, 구색 맞추기 게임도 있었다. 특히 이 후보의 ‘이재명과 도리도리잼잼’과 민주당의 ‘블루런’은 적절한 난이도를 갖춰 쉽게 그만둘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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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후보가 내놓은 도리도리잼잼은 ‘다른 그림 찾기’, ‘슬라이드 퍼즐’, ‘숨은 이잼 찾기’ 등으로 구성돼 있다. 각각의 종목마다 난이도가 상당한 편이다. 게임을 직접 해보니 고도의 집중력이 없으면 스테이지2도 통과하기 어려웠다. 특히 ‘월리를 찾아라’를 본 따 만든 ‘숨은 이잼 찾기’는 절묘한 합성으로 군중 속에 숨어있는 이 후보를 찾기 어려웠다. 휴대폰을 들고 싸이클링 선수를 찍는 이 후보를 찾기까지 60초 시간 중 43초를 허비했다. 물론 나머지 1개는 찾지도 못한 채 게임이 끝나버리고 말았다. 그 뒤로도 열댓 번을 도전했지만 스테이지 2를 벗어나지 못했다.
게임이 너무 어렵지 않냐는 성토에 이재명 캠프 관계자는 “빨리 끝나면 흥미를 잃어버리기 때문에 일부러 난이도를 어렵게 해서 한 번이라도 더 이재명 후보의 사진을 보게 하려 했다”고 설명했다.
민주당이 지난 1일 야심 차게 내놓은 블루런도 비록 후보자의 정보를 찾아 나선 강아지가 네 발이 아닌 두 발로 서서 간다는 사실이 괴리감을 주었지만 완성도가 있는 편이었다. 강아지를 조작하며 ‘1’을 먹는 게 생각처럼 쉽지 않았다. 장애물을 넘는 타이밍도 어려웠지만, 200개 이상 먹으면 속도가 갑자기 빨라지고 장애물도 더 늘어난 탓에 400개 이상 먹어보지 못하고 게임을 접고야 말았다.
김영호 민주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홍보본부장은 “남북 관계로 인해 지방선거가 주목을 받지 못하고 있는데, 흥미 있는 요소로 지방 선거에 대한 관심을 고조시키고 싶었다”고 블루런을 만든 취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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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세대들은 게임을 이용한 지방선거 홍보전략이 신선하다는 평가다. 대학생 신모(27)씨는 “미션으로 ‘1’을 계속 먹어야 했는데 게임을 하면서 자연스럽게 기호 1번이 각인됐다”며 “순위를 매기는 시스템이 있어서 지인들과 경쟁하기 위해 공유하게 되는 것 같다”고 흥미로워했다.
자신을 ‘정알못’(정치 알지 못하는 사람)이라 소개한 경기도에 거주 중인 김모(26·여)씨는 이 후부의 캠프에서 내놓은 ‘도리도리잼잼’이 자신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평가했다. 그는 “선거홍보용 게임이라고 해서 재미없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었다”며 “틀린그림찾기와 숨은그림찾기에 너무 몰두한 나머지, 걸어 다닐 때 이재명 후보의 포스터와 현수막이 보이면 이 후보의 웃는 얼굴이 떠오를 정도”라고 호평했다.
반면, 게임성이 담보돼지 않은 게임에 대해서는 “안 하느니만 못하다”는 혹평이 뒤따랐다. 박원순 후보와 안철수 후보가 내놓은 게임은 게임성이 전혀 보이지 않았다. 박 후보가 내놓은 ‘레미콘 오작동’은 게임적인 요소가 전혀 없이 박 후보의 치적과 공약만 나열하고 있다.
안 후보가 내놓은 ‘찰스의 마블’은 부르마블의 형식을 빌렸다고는 하지만 주사위를 1번만 굴릴 수 있어 부르마블의 냄새가 전혀 나지 않는다. 마찬가지로 형식만 게임을 가장했을 뿐, 게임적인 요소가 전혀 없는 셈이다.
서울에 거주 중인 윤모(27·여)씨는 박 후보와 안 후보가 내놓은 게임에 대해서 “취지는 공감하지만 아무런 재미도 없었다”며 “이런 식의 게임이라면 전혀 홍보에 도움이 안 될 것”이라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