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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신은 떼고, 화학은 묶고…SK케미칼, 사업구조 재편 가속화

남궁민관 기자I 2018.02.12 18:05:06
SK케미칼 판교본사 전경.SK케미칼 제공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지난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SK케미칼이 연초부터 사업구조 재편에 박차를 가했다. 화학부문에서는 벨류체인 강화를 위한 흡수합병을, 제약부문에서는 경쟁력 강화를 위한 분사를 추진하고 나섰다.

SK케미칼(285130)은 12일 이사회를 열고 SK유화를 흡수합병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SK유화는 SK케미칼이 지분 100%를 소유한 자회사다.

이번 흡수합병은 석유화학 사업의 효율성 제고를 위한 취지로 추진됐다. 현재 SK케미칼은 CDHM(사이클로헥산디메탄올)을 원료로 하는 친환경 플라스틱 ‘코폴리에스터(PETG)’를 생산하고 있다. SK유화는 이 CDHM의 핵심 원료인 DMT(디메틸테레프탈산)를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하는 업체다.

SK케미칼 관계자는 “최근 코폴리에스터는 중국의 화장품 용기 소재로 각광을 받으며 판매량이 늘고 있다”며 “이같은 상황에서 DMT의 안정적 공급 및 운영을 최적화하기 위해 SK유화를 내부로 갖고 있는게 좋다는 판단에 따라 이번 흡수합병을 추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같은 맥락으로 이미 SK케미칼은 2014년 9월 SK이노베이션으로부터 SK유화의 지분을 모두 인수한 바 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제약부문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중장기적 계획도 설립했다. SK케미칼은 이날 백신사업의 전문화·고도화·가속화를 통한 기업가치 극대화를 위해 분사를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SK케미칼의 제약부문 분사 계획은 이미 시장에 널리 알려진 사안이다. 앞서 SK케미칼은 2015년 3월 SK플라즈마를 분사해 설립한 바 있기도 하다. 이번 백신사업의 분사 계획은 SK플라즈마에 이은 두번째 분사 계획인 셈이다.

앞선 관계자는 “제약부문을 크게 나눠보면 전문·일반의약품, 백신, 혈액제 등 세가지로 나눌 수 있다”며 “앞서 혈액제와 관련 SK플라즈마를 분사했으며 이번에 백신사업 분사를 추진하는 것으로, 향후 전문·일반의약품 부문까지 분사가 마무리 되면 SK케미칼 아래 3개의 제약 자회사들이 설립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번 백신사업의 경우 어느정도 경쟁력을 갖췄다는 내부 평가 아래 분사를 공식화한 것이다. 당장 이날 SK케미칼은 사노피 파스퇴르와 1억5000만달러 규모 세포배양 방식의 고효율 인플루엔자 백신 생산 기술 이전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SK케미칼은 공시를 통해 “당사는 프리미엄 백신 업체로 도약하기 위해 10년 이상 대규모 연구개발(R&D) 및 인프라 투자를 진행해 왔다”며 “지속적인 노력의 성과로 사노피 파스퇴르와 차세대 폐렴구균 공동개발 계약 체결, 세포배양방시의 독감백신 3, 4가 및 대상포진 백신 출시 등 다양한 성과를 창출해 왔다”고 설명했다. 즉 자체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시장에서 이미 성과를 내고 있다는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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