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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합돌봄은 장애·질병·사고 등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살던 곳에서 건강한 생활을 영위할 수 있도록 기초자치단체가 중심이 돼 의료·요양 등 돌봄 지원을 통합·연계해 제공하는 사업이다. 2024년 ‘돌봄통합지원법’ 제정에 따라 내년 3월 27일 노인과 장애인을 우선 대상으로 전국에서 본사업이 시행될 예정이다.
그러나 시행을 불과 5개월 앞둔 현재 정부와 지자체의 준비가 여전히 미흡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한민국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가 지난 9월 3~12일까지 전국 226개 기초지자체 중 52곳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상당수 지자체가 조직과 인력, 의료인프라 등 필수 기반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김이배 시장군수구청장협의회 전문위원은 “인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급히 형식적으로 조직을 꾸리거나 보건소 역할이 불명확한 경우가 많았다”며 “중앙정부의 가이드라인에 협력 기반 조직에 관한 내용이 빠져 있고 너무 초보적인 수준이어서 지자체가 활용하기 어렵다는 의견들도 나왔다”고 설명했다.
예산 역시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평가다. 내년도 통합돌봄 관련 예산 777억원(서비스 529억원·인건비 191억원)은 전국 지자체로 단순 환산 시 한 곳당 약 2억 3000만원 수준으로, 현재 시범사업 평균액(5억 4000만 원)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한다. 특히 재정자립도 상위 20% 지자체는 국비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면서 사업 축소나 인력 해고로 이어질 가능성이 제기된다. 내년 신규 인건비는 절반만 한시 지원된 뒤 전액 지방비로 전환될 예정이라 재정이 취약한 지자체는 대응이 힘든 실정이다.
전문가들은 통합돌봄의 처음 지향했던 ‘지역사회 중심 돌봄’의 취지와 현실적 여건 사이에 괴리가 크다는 데 공감대를 형성했다. 내년 3월 본사업 전환 시 상당수 지자체가 준비되지 못한 채 출발할 가능성이 높아, 첫해 중앙정부의 행정·재정적 지원 없이는 지자체에 과도한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따랐다.
최혜지 서울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통합돌봄이 ‘사는 곳에서 존엄한 노후’라는 명분으로 출발했지만 실제로는 요양이나 건강보험 재정을 통제하려는 욕구가 강했다고 본다”며 “출발부터 양립하기 어려운 두 개의 목표가 병립해 법과 제도 설계가 애매해졌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통합돌봄 시행의 첫 해에 시범사업을 했을 때 확보했던 예산이 반토막 난 수준”이라며 “사업 초기에는 안정화된 이후보다 훨씬 많은 예산이 집중적으로 투자돼야 된다”고 덧붙였다.
윤주영 서울대 간호학과 교수는 보건의료 체계의 준비 부족을 짚으며 “법은 다직종 전담조직을 요구하지만 현장에선 보건부문이 여전히 지원조직에 머무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읍면동과 본청에 복지직과 보건직을 함께 배치하고, 간호직을 포함한 수천 명의 인력을 추가 확충해야 한다 ”며 “보건소 인력을 재배치하는 식이 아니라 신규 충원이 원칙이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이동석 대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장애 영역이 통합돌봄에 포함되는 것은 바람직하지만 지금처럼 노인 돌봄 중심의 원칙과 제도를 그대로 적용한다면 장애 복지는 오히려 과거로 돌아갈 위험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발달장애인지원센터와 사회서비스원을 사례로 들며 “이들 기관은 돈의 흐름을 쥐지 못해 서비스 연계만 담당했고, 그 결과 이용자에게 실질적 도움이 되지 않았다”며 “공공이 자우너 배분의 권한을 쥐고 실제 서비스를 조정해야 진정한 통합이 가능하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