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완성차 무덤' 중국서 잘 나가는 韓 부품업체

이윤화 기자I 2024.12.18 18:30:58

HL만도, 현지 업체 공략으로 中 매출 급증
올 3분기까지 중국 매출 약 1.5조원 기록
전기차 등 내수 성장, 中 매출 확대 전망

[이데일리 이윤화 기자] 중국 내수 침체 우려에도 중국 자동차 시장이 전기차를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완성차 업체로 고객 다변화에 성공한 HL만도(204320) 역시 매출 성장 흐름을 보이며 시장 영향력을 확대하는 중이다. 이미 올 3분기 중국에서 역대 최대 분기 매출을 기록한 HL만도는 중국 법인에 힘을 실으며 내년에도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HL만도 베이징 R&D센터. (사진=HL만도)
17일 업계에 따르면 HL만도는 완성차 업계가 전기차 캐즘(대중화 전 일시적 수요 정체) 영향을 겪고 있는 것과 달리 시장 다변화 전략이 빛을 바라며 매출 성장을 보이고 있다. 올 3분기 HL만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2.5%, 1.2% 증가한 2조1717억원, 825억원을 기록했다.

HL만도의 성장에는 해외시장 다변화가 주효했다. 특히 3분기 중국에서 전년 대비 5.6% 증가한 매출 5398억원을 달성하며 분기 최대 실적을 거뒀다. HL만도는 당초 중국 시장에 뛰어든 현대차를 주요 고객으로 삼았지만, 중국의 ‘사드 보복 사태’ 등을 거치면서 지리, 니오 등 중국 완성차 업체들로 판로를 넓혔다.

(그래픽=김일환 기자)
그 결과 HL만도의 지난해 중국 시장 매출은 약 2조원을 기록했고, 올 1~3분기엔 1조4510억원 가량의 매출을 달성했다. 4분기까지 매출 성장세가 이어지면 연간 매출액 성장 흐름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HL만도의 전체 매출에서 중국 시장이 차지하는 비중은 20%대로 큰 편이다.

HL만도가 중국 시장에서 성공적으로 판로를 넓힐 수 있던 것은 검증된 제품력이다. HL만도는 제동·조향·서스펜션 등 부품을 생산하고 있는데 통합 전자 브레이크(IDB), 전자식 조향 장치(SBW), 전기 기계식 브레이크(EMB) 등에 강점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은 현재 전기차 전환 가속화에 따른 첨단부품 수요가 늘고 있는데, HL만도는 북미 등 자동차 선진 시장으로 이미 제품을 수출하며 이미 제품력이 인증되어 있다는 점에서 현지사들이 많이 찾게 된 것 같다”고 말했다.

중국 자동차 내수 시장이 꾸준히 성장하는 만큼 HL만도의 중국 시장 성장세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중국 자동차공업협회에 따르면 11월 자동차 생산량은 343만7000대, 판매량 331만6000대로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4.7%, 11.1% 증가했다. 특히 지난달 중국 내 승용차의 생산량과 판매량이 310만9000대, 300만1000대를 기록해 역대 최대 수준을 보였다.

11월까지 올해 중국의 누적 자동차 생산량과 판매량도 모두 전년 대비 증가했다. 11월까지 누적 생산량 2790만3000대, 판매량 2794만대로 전년 대비 각각 2.9%, 3.7% 늘었다.

중국 정부 차원의 전기차 전환 정책과 보상판매 등 인센티브 정책이 이어지면서 전기차, 하이브리드 등 신에너지차 시장의 성장세도 가파르다. 이 때문에 HL만도 역시 중국법인에 힘을 싣고 있다. HL그룹은 이달 11일 임원 인사를 통해 박영문 HL만도중국법인장 부사장을 수석부사장으로 승진시켰다. 중국 시장 매출을 견인한 성과를 인정받아 부사장을 맡은 지 1년 반 만에 수석부사장으로 승진한 것이다.

HL만도의 중국 성장세는 올 4분기 뿐만 아니라 연간으로도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4분기는 부품 단가 정산 등으로 일회성 비용이나 이익이 많은 시기이긴 하지만 HL만도의 경우 연초부터 매출 성장률이 나쁘지 않게 나오고 있다”며 “특히 중국, 인도 등에서는 현대차·기아 이외에도 로컬사 물량을 늘리며 성장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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