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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등의 불` 헬릭스미스…눈물겨운 노력에도 주가 내리막

김대웅 기자I 2019.07.04 17:36:15

1600억 유상증자 진행중 연이은 악재로 주가 급락
추가 하락 시 400억 규모 대주주 주담대도 부담
잇단 IR에 외국계보고서 지원에도 ''답답''

[이데일리 김대웅 기자] 유전자치료제를 개발하는 바이오기업 헬릭스미스(084990)가 발등에 불이 떨어졌다. 1600억원 규모의 주주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주가가 하염없이 하락하고 있기 때문이다. 유증도 성사시켜야 하거니와 주가가 고점일 때 체결한 대주주의 대규모 주식담보대출도 걱정이다.

4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이날 헬릭스미스 주가는 전일 대비 1.24% 내린 18만2600원에 마쳤다. 이는 지난 3월 기록한 고점 31만8000원에 비해 42% 넘게 급락한 수준이다. 코스닥 시가총액 4~5위를 오가며 셀트리온헬스케어, 신라젠 등과 더불어 바이오기업으로 시장의 중심을 지켜왔지만 최근 가파른 주가 하락과 함께 시총도 3조원 아래로 떨어졌다.

주주들을 대상으로 대규모 유상증자를 실시한다는 소식에 지난 5월 말 한차례 주가 급락 사태를 겪은 뒤 최근 에이치엘비의 하한가 쇼크 등으로 바이오주(株)가 동반 하락하면서 최근 또 한 차례 주가가 큰 폭으로 하락한 상태다. 임상 3상 발표를 앞둔 상황에서 결과에 대한 시장의 우려가 컸다.

주가가 연일 하락하자 유증 발행가도 낮아졌다. 기존 14만 5100원이었던 신주 발행가는 13만 6000원으로 1차 발행가가 하향 확정됐다. 이로 인해 자금 조달 규모도 100억원 이상 줄어들었다. 주가가 추가로 하락할 경우 최종 발행가가 또다시 하향돼 조달되는 자금의 규모가 더욱 줄어들 수 있는 상황이다.

또 최대주주인 김선영 대표의 주식담보대출도 우려 사항이다. 김 대표는 자신의 보유 지분 10.26%(163만 6642주) 가운데 1.30%(20만6878주)를 주식담보대출의 담보계약을 설정한 상태다. 이 가운데 12만9478주에 해당하는 담보계약은 오는 9월30일 만기가 돌아오고, 나머지 7만7400주는 10월 28일에 계약이 끝난다. 현재 시세 기준 378억원에 달하는 규모다.

김 대표가 해당 지분에 대해 주식담보대출 계약을 시점은 재작년 12월 1일과 올해 4월 1일, 4월 30일이다. 당시 주가는 16만3800원, 27만4900원, 26만300원이었다. 보통 주식담보대출의 담보비율은 120~140% 수준에서 설정된다. 주가 하락 폭이 클 경우 반대매매가 나오거나 계약 연장이 불가할 수 있다.

이렇다 보니 회사 측은 백방으로 주가 방어를 위한 노력을 하고 있다. 헬릭스미스는 3일부터 5일까지 홍콩과 싱가포르에서 해외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기업설명회(IR)를 진행한다. 한 달여 전에 국내에서 두 차례 IR을 한 데 이어 이번에는 해외에서 사업현황에 대한 대규모 설명회를 갖는 것이다.

대주주 측이 직접 지분 매입에도 나서며 주가 부양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지난달 26일 김 대표의 친인척인 김영은, 김문경 씨는 장내매수를 통해 1300주를 추가 취득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지분율이 기존 12.62%에서 12.63%로 높아졌다.

회사는 또 지난 2일 중국 파트너사인 노스랜드 바이오텍이 중국에서 당뇨병성 신경병증 치료제 ‘VM202’의 임상 3상을 시작한다고 시장에 알리며 기대감을 높였다. 또 외국계 증권사가 나서 헬릭스미스의 목표주가를 현 주가보다 70% 이상 높은 30만 8000원으로 제시하는 등 힘을 보태고 있다.

이러한 전방위적 노력에도 주가 반등은 쉽게 나타나지 않고 있어 회사 측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특히 에이치엘비 쇼크 이후 잠잠해지나 했던 분위기가 한미약품의 기술수출 권리반환 사건이 터지며 또다시 바이오주가 줄줄이 추락하는 상황이 연출됐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제약바이오 업계에 잇달아 대형 악재가 터지고 있어 투자 심리가 어느 때보다 위축된 상황”이라며 “단지 단기 하락폭이 컸다는 이유로 저가 매수에 나서려는 투자자보다 지금은 조심해야 할 때라는 인식이 더 큰 것 같다”고 전했다. 이어 “더구나 임상 3상 결과 발표를 앞둔 기업에 대해서는 어느 때보다 경계감이 크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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