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정원 "北, 가상화폐 해킹 지속 시도…지난해 수백억 탈취"(상보)

서훈 국가정보원장(왼쪽 두 번째)이 5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유태환 기자] 북한이 해킹을 통해 수백억원 상당의 가상화폐를 탈취한 사실이 확인됐다. 또 안보기관과 방산업체 등을 대상으로 이메일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해킹도 계속 시도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국회 정보위원회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김병기 의원은 5일 정보위 전체회의 뒤 기자들과 만나 국가정보원이 이같은 내용을 보고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북한의 사이버테러 위협이 생각보다 심각한 상황”이라며 “국정원은 북한이 가상통화 탈취를 위한 해킹을 지속적으로 시도하고 있다고 했다”고 전했다. 그는 “구체적으로 지난해 국내 가상통화거래소와 거래회원을 대상으로 북한이 해킹 이메일을 유포해 상당수 회원의 비밀번호를 절취했다”며 “일부 거래소의 경우 수백억원 상당의 가상화폐가 탈취됐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북한은 이 과정에서 국내 유명업체의 백신을 무력화하는 기술을 사용했다고 한다. 북한은 가상화폐 관련 업체들이 신입직원을 수시로 채용한다는 점에 착안해 입사지원서를 위장한 해킹 이메일을 발송하기도 했다.

국정원은 이에 대해 “금년에도 북한은 가상통화 등 금전탈취 해킹을 지속하고 국민 생활에 밀접한 사물 인터넷 등으로 해킹 대상을 다양화 해 나갈 것”이라고 예상하면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사이버 정보통신망에 대한 사이버보완활동에 만전을 기하겠다”며 “해외 정보기관과도 긴밀히 공조해 국제 해킹 범죄 조직의 활동을 추적하고 차단하는 등 공동대응을 해 나갈 것”이라고 보고했다.

김 의원 역시 “국정원 사이버팀이 해킹을 유의미하게 차단하고 있다”며 “상당히 능력을 발휘했고 원래 국정원 사이버팀 능력이 상당히 우수하다”고 말했다.

국정원은 이날 보고에서 한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 이어 권력 서열 2위였던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해임된 사실도 전했다. 동시에 김원홍 총정치국 제1부국장은 해임 및 출당 처벌되고, 조남진·염철성 부국장은 강등 후 혁명화 교육을 받는 등 다수의 간부들이 해임 또는 처형됐다고 보고했다.

국정원은 이날 보고에서 한때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 이어 서열 2위였던 황병서 총정치국장이 해임된 사실도 전했다. 동시에 김원홍 총정치국 제1부국장은 해임 및 출당 처벌되고, 조남진·염철성 부국장은 강등 후 혁명화 교육을 받는 등 다수의 간부들이 해임 또는 처형됐다고 보고했다.

강석호 정보위원장은 “지난해 10월부터 3개월 간 당 조직 지도부 주도로 총정치국에 대한 검열이 진행됐다”며 “황병서는 해임됐고 현재 고급당학교에서 사상교육을 받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는 “김정각 전(前) 인민 무력성 제1부부장이 황병서 후임”이라며 “조직 부국장에는 손철주가 선전 부국장에는 이두성이 임명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