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사 2천곳, 구글·페북상대 ‘공정 수익분배’ 단체협상 나서

안승찬 기자I 2017.07.10 22:15:32
[뉴스속보팀] 구글, 페이스북에 뉴스를 공급하는 미국 언론사들이 공정한 수익 분배를 위해 이들 업체와 단체협상을 추진한다.

9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와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다우존스, NYT, WSJ, 워싱턴포스트(WP) 등 미국의 주요 온·오프라인 언론과 유력 지역지 등 2천여 매체를 대표하는 ‘뉴스 미디어 연합’(News Media Alliance·NMA)은 구글, 페이스북 등 ‘거대’ 온라인 플랫폼과 단체협상을 하기로 하고 이를 위해 의회에 반독점법 적용의 제한적 면제 입법을 요구하기로 했다.

소위 ‘뉴스산업’을 이끌어가는 미국의 주요 언론이 어렵게 연합을 결성하고 한목소리를 내기로 한 것은 구글과 페이스북 같은 온라인 플랫폼으로 기운 힘의 균형을 되찾기 위해서다.

디지털 연결성이 확보되며 뉴스 소비가 유례없이 늘었지만 온라인 플랫폼을 통한 뉴스 배포 체계는 왜곡돼 좋은 기사로 발생한 수익이 언론사에 재대로 돌아가지 못한다는 판단에서다.

온라인 트래픽의 70%를 점하는 구글과 페이스북은 연간 온라인 광고 수입의 70%인 730억달러(한화 약 84조376억원)를 독식한다.

이는 엄청나게 수익성이 높은 사업으로, 구글의 모기업인 알파벳의 지난해 순이익이 190억달러(21조8천728억원)라는 것만 봐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런 수익이 발생하게 도와주는 언론사는 정당한 수익 배분을 기대할 수 없는 구조라는 것이 NMA의 주장이다.

양질의 기사를 위해선 큰 비용이 들어갈 수밖에 없는데 기자를 고용하지 않는 이런 온라인 플랫폼이 뉴스를 헐값에 이용하며 산업 전체를 쥐어짜고 있다고 NYT는 주장했다.

그러나 정작 매체들은 소셜미디어가 주는 수익에 의존할 수밖에 없어 연합을 구성하고 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실정이다.

NYT는 ‘그들이 온라인 공급에 더 큰 통제권을 가지게 되면서 자체적으로 뉴스를 공급하던 언론사들은 자신들의 기사를 대중에게 보여주기 위해 온라인 플랫폼에 기대야만 했다’며 ‘동시에 가짜 뉴스의 주목도와 뉴스 콘텐츠를 빼려는 웹사이트, 고양이 비디오와도 싸워야 한다’며 오늘날 언론이 처한 위기를 설명했다.

이런 구조가 온라인 플랫폼은 ‘왕족’으로 끌어올리고, 수준 있는 뉴스 공급자들은 ‘농노’로 전락시켰다는 것이다.

일단 주요 언론사들은 NMA의 단체협상 노력에 지지를 표했다.

WSJ, 다우존스 등을 거느린 미디어그룹 뉴스코퍼레이션은 성명을 내고 ‘뉴스와 정보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복점자들(구글과 페이스북)의 반경쟁적 행태에 여론과 의회가 주목하도록 하는’ NMA의 노력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NYT의 최고경영자 마크 톰슨도 “언론사와 거대 디지털 플랫폼 사이의 불균형적이고 불리한 관계처럼 보이는 것에 대한 우려와 분노가 커지고 있다”며 동조했다.

그러나 이처럼 개별 언론사가 아닌 NMA 차원에서 단체협상에 나서면 반독점법 위반 가능성이 있어 NMA는 우선 의회를 상대로 반독점법 적용의 제한적 면제를 위한 입법을 요청할 계획이다.

언론사들의 단체 행동을 선택한 것은 이 방법만이 의미 있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판단에서라고 재차 강조했다.

이 사안은 언론사와 디지털 플랫폼 간 디지털 영역을 더 차지하려는 싸움을 넘어 “양질의 언론의 지속성”을 확보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라고 NYT 강조했다.

데이비드 채번 NMA 대표는 “공짜 뉴스 모델을 원하면 (공짜로) 뉴스를 볼 수는 있겠지만 ‘교황이 트럼프를 지지했다’ 같은 쓰레기 뉴스일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와 관련 구글과 페이스북는 그동안 양질의 기사 공급을 위해 노력했다는 입장이다.

진짜 언론을 훼손하는 존재로 비치는 것을 원치 않는 이들 업체는 온론사와 새로운 뉴스 구독 방식도 논의하기로 했다.

페이스북 경영진은 이번주 언론사들과 만나 지역 뉴스 노출을 늘리고 언론사 사이트의 자체 광고를 더욱 쉽게 하는 방안이 포함된 판매 방식을 논의한다.

구글도 그동안 ‘뉴스랩’을 통해 비슷한 노력을 기울였다. 또 검색 시 더 좋은 뉴스 노출을 늘리는 방식으로 알고리즘을 바꿨다고 강조했다.

언론사들도 구글과 페이스북의 이런 노력과 독자 확장에 기여한 점은 인정하고 있다. 그러나 스타 트리뷴의 마이클 클링엔스미스 발행인은 “말만 있고 아직 행동은 없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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