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종로구에 거주하는 직장인 김모(26)씨는 예년과 다른 연말을 계획하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확산으로 지방에 거주하는 부모님을 찾아뵐 수 없기 때문이다. 새해를 항상 가족과 보냈다던 김씨는 “부모님이 내려오지 말라고 하셔서 집에 있을 생각”이라며 “대신 부모님과 줌을 키고 함께 저녁을 먹기로 했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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갈 곳 잃은 사람들은 저마다 집에서 ‘집콕 송년회’를 계획하고 있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직장인 위모(29)씨는 “매년 연말이면 연례행사로 해외에 거주하는 누나가 귀국해 온 가족이 모여서 국내 여행을 가는데 올해는 코로나 때문에 취소됐다”고 토로했다. 그는 이어 “저녁에 스카이프를 통해 누나에게 안부를 전하고 연인과 새해를 맞으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연말 회식 자리와 친목 모임이 사라져 12월 달력이 깨끗하다던 이모(31)씨도 난생처음 집에서 랜선으로 친구들과 모이기로 했다. 이씨는 “작년에 강남에서 새해맞이 ‘카운트 다운’을 했었는데 올해는 집에서 새해를 맞으며 쓸쓸함을 달랠 생각”이라며 “각자 집에서 안주와 술을 준비해 컴퓨터 앞에 모여 밤새 수다를 떨 것이다”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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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돋이 명소도 폐쇄됐다. 해돋이 명소로 유명한 강릉시는 해돋이 명소인 경포와 정동진을 비롯한 주요 해변 8곳을 통제했고, 주요 해변에 단속인력을 약 65명을 투입해 해변과 주차장 등을 전면 통제할 방침이다. 서울시도 역시 1월 1일 서울 내 해돋이 명소인 남산공원·선유도 공원·하늘공원 등 국공립공원의 출입을 제한하겠다고 밝혔다.
방역당국은 연말연시 외출을 자제해달라고 당부했다. 중대본에 따르면 이날 0시 기준 코로나19 신규 확진자는 1050명으로 집계되면서 이틀 연속 1000명대를 기록했다.
윤태호 중앙사고수습본부 방역총괄반장은 30일 중대본 브리핑에서 “우리나라는 증가 추세는 억제를 하고 있지만, 특별하게 뚜렷한 감소를 보이지 않는 상황이 계속 유지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윤 반장은 “연말연시 특별방역대책이 1월 3일까지”라며 “가족들과 함께 외부에서 오붓한 보내고 싶겠지만 올 한 해 연말연시는 집에서 머물러주기를 다시 한번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