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본지가 LG전자(066570)의 3분기 분기보고서를 분석한 결과 LG전자 세탁기와 건조기, 의류관리기인 스타일러의 합계 생산량(457만대)이 분기 기준 처음으로 400만대를 돌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309만대 수준에서 크게 증가한 수치다. LG전자의 해당 가전 생산량은 전세계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영향으로 지난 1분기에 309만대, 2분기에는 228만대 수준에 그쳤다. 감염병 확산에 소비자들이 외부 활동을 줄이고 소비를 최소화하자 LG전자도 상반기 기준 전년 동기 생산량(652만대)보다 100만대 이상 가전 생산을 줄인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가 장기화하면서 그간 억눌려 있던 구매력인 ‘펜트업(Pent-up)’ 수요가 폭발, 3분기 들어 가전 수요가 급증했다. 여기에 감염병을 피해 집에 주로 머무는 집콕 문화 확산으로 자주 사용하는 가전을 교체하려는 수요도 증가하면서 가전 판매량이 빠르게 회복했다. LG전자는 국내와 중국, 태국, 미국 등에 있는 가전 공장 생산 라인을 쉼 없이 돌리면서 최근 밀려드는 가전 수요에 발 빠르게 대응 중이다.
LG전자 관계자는 “지난 1, 2분기에는 코로나19 확산으로 소비가 크게 줄어들면서 판매량 등이 다소 위축됐던 것이 사실”이라며 “하지만 3분기 들어 펜트업 수요와 집콕 문화 확산 등이 맞물리면서 수요가 급증해 전세계 가전 공장을 풀가동해도 늘어나는 수요를 따라잡기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같은 가전 수요 증가에 따라 LG전자의 주요 가전 생산량이 역대 최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최근 코로나19가 다시 전세계에서 재확산하고 있는 점이 변수지만 신(新)가전 등에 대한 수요는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전자의 올해 1~3분기 누적 주요 가전 생산량은 995만대로 전년 동기 생산량(960만대)을 이미 넘어섰다. 이같은 추세가 지속되면 올해 해당 가전 생산량은 기존 역대 최대치인 2017년의 1293만대를 훌쩍 뛰어넘어 1300만대 이상을 기록할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4분기에는 블랙프라이데이와 크리스마스 등 연말 특수가 기다리고 있어 LG전자의 주요 가전 생산량이 역대 최대치를 새로 쓸 것으로 기대된다”며 “다만 북미와 유럽 등에서 연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는 점은 변수”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추가로 악화할 경우 현지 유통 매장이나 공장 등이 셧다운에 들어갈 수 있는 만큼 LG전자가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한편 LG전자는 최근 가전 수요 증가에 따라 3분기 실적으로 매출 16조9196억원, 영업이익 959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7.8%, 22.7% 증가한 수치이며, 3분기 기준 역대 최대치다. 업계에서는 LG전자가 4분기에도 551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4분기 기준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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