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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의 공공형 퇴직연금 참여 부적절…편익 불확실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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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오석 기자I 2026.09.04 15:5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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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본시장연구원서 기자간담회
'초고령사회 다층노후소득을 위한 퇴직연금제도 개편' 주제
"공적·사적연금 운용 한 바구니에? 바람직 안해"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국민연금공단이 공공형 퇴직연금 시장에 참여하기로 한 것에 대해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이 금융투자업계에서 제기됐다.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4일 ‘초고령사회 다층노후소득을 위한 퇴직연금제도 개편’을 주제로 여의도 자본시장연구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사진=권오석 기자)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4일 ‘초고령사회 다층노후소득을 위한 퇴직연금제도 개편’을 주제로 여의도 자본시장연구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있다. (사진=권오석 기자)
남재우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4일 ‘초고령사회 다층노후소득을 위한 퇴직연금제도 개편’을 주제로 여의도 자본시장연구원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민간 시장에 대한 공공의 개입이라는 관점에서 기대할 수 있는 편익은 불확실한 반면 부정적 영향은 확정적”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지난 6월 김성주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 논의와 함께 공단이 퇴직연금 시장의 사업자로 참여하겠다고 발표했다. 낮은 수익률과 높은 수수료 구조에 갇힌 퇴직연금 시장을 개선하기 위해 국민연금이 ‘메기 역할’을 하겠다는 것이다. 실제 지난해 말 기준 501조원 규모에 도달한 퇴직연금 시장은 DC(확정기여)형 및 IRP(개인형퇴직연금) 가입자의 49.6%가 2~4%대 수익률에 머물며 물가상승률을 간신히 방어하는 형국이다.

이를 두고 남 연구위원은 “국민연금공단이 주장하는 퇴직연금 시장 진입의 당위성은 공단이 지금까지 운영해 온 국민연금기금의 높은 운용수익률과 공단의 기존 인프라를 활용한 낮은 운영보수를 전제로 한다”며 “이러한 전제는 국민연금기금의 현행 포트폴리오에 퇴직연금을 그대로 추가해 동일하게 운용할 수 있는 경우에만 의미가 있다. 하지만 이런 방식의 집합운용은 불가능하다”고 꼬집었다. 운용의 목적과 허용 위험이 다른 두 기금을 동일한 포트폴리오로 운용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공단이 운용하려는 DC형 적립금의 속성은 국민연금기금이 아닌 근로복지공단이 운용하고 있는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과 동일하다는 점도 문제로 짚었다.

그는 “자금의 속성이 동일하면 유사한 자산배분이 이루어질 수밖에 없고 수익률의 90% 이상은 자산배분으로 결정된다. 두 기관의 퇴직연금기금 포트폴리오의 성과는 장기적으로 수렴할 수밖에 없다”며 “중소기업퇴직연금기금의 중장기자산배분 및 포트폴리오 구성을 감안하면 기금의 장기 기대수익률은 4% 초반을 넘기 어렵다”고 예상했다. 또한 “다층연금체계의 위험분산 차원에서도 공적연금과 사적연금의 운용을 한 바구니에 담으려는 시도는 바람직하지 않다”고도 덧붙였다.

퇴직연금 제도개편의 방향으로 기금형 도입 자체에 대해서는 찬성했다. 올해 2월 노사정은 기금형 퇴직연금 도입의 기본 방향에 합의하며 연합형·금융기관 개방형·공공기관 개방형 등 집합운용 방식을 도입하기로 결정했다. 기금형 퇴직연금이란 근로자의 퇴직연금 적립금을 기금화해 운영하는 형태로, 하나의 회사만이 아니라 여러 회사가 참여할 수 있는 구조를 가진다. 이를 통해 저조한 퇴직연금 수익률을 개선해 노후소득을 보장하겠다는 의도다.

남 연구위원은 “기금형은 단순히 적립금을 모아 운용규모를 키우는 제도가 아니다. 근로자의 이해관계를 반영하는 독립적인 의사결정기구와 수탁자책임을 통해 전문적 운용, 이해상충 관리, 장기 성과평가가 작동하도록 만드는 지배구조의 개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기금형 도입만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상당 기간 병존할 계약형 퇴직연금의 운용 효율화도 함께 추진돼야 한다”며 “DB(확정급여)형에서는 적립금운용위원회와 적립금운용계획서(IPS) 체계가 실질적으로 작동하도록 유인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DC형에서는 디폴트옵션(사전지정운용제도)의 실효성을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봣다. 남 연구위원은 “디폴트옵션 규모는 53.3조원까지 성장했지만 안정형에 85.4%가 집중돼 전체 수익률은 3.69%에 불과하다. 가입자의 무관심으로 인한 저수익 상품 방치를 차단하는 것이 디폴트옵션의 목적인데, 가입자가 다시 상품을 선택해야 하는 현행 옵트인(opt-in) 구조로는 한계가 크다”며 “TDF(타깃데이트펀드)·TRF(타깃리스크펀드) 중심의 실질적인 자동 운용체계로 개편해야 한다”고 했다.

2025년 말 퇴직연금 적립금 규모는 501.4조원으로, 2020년 말 255.5조원에서 5년 만에 두 배로 확대됐다. 그러나 규모만으로 노후소득보장 기능이 강화됐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게 그의 생각이다.

남 연구위원은 “전체 적립금의 75.4%가 원리금보장상품에 집중돼 10년 평균 수익률은 2.64% 수준이고 연금 수급률은 16.5%에 불과하다”며 “물가상승과 은퇴 이후 장기간의 생활비를 고려하면 원리금보장상품 중심의 저축 관행만으로 충분한 규모의 연금자산 축적은 불가능하다. 퇴직연금 운용의 관점을 저축에서 장기투자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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