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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에 고객 쓰던 휴대폰 넘긴 대리점…대법 "개인정보법 위반 아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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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5.08.13 12:00:00

"개인정보 처리업무와 직접적 인과관계 있어야"
사적 영역 개인정보는 처벌 대상 아냐
업무상 개인정보 처리 요건 엄격 해석
경찰관의 부정한 목적 개인정보 취득도 무죄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휴대폰 대리점 운영자가 고객의 구형 휴대폰을 보관하면서 저장된 개인정보를 경찰관에게 넘겨준 행위에 대해 개인정보보호법 위반이 아니라는 대법원의 판단이 나왔다.

사진=챗GPT 달리
대법원 1부(주심 서경환 대법관)는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된 휴대폰 대리점 운영자 A씨와 경찰관 B씨, C씨에 대한 상고심에서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3일 밝혔다.

이 사건은 2018년 3월 강원도 영월에서 발생했다. 휴대폰 대리점을 운영하던 A씨는 고객 D씨의 휴대폰을 새 기기로 교체해주면서 기존 휴대폰에 저장된 정보를 삭제한다는 전제로 구형 기기를 넘겨받아 보관했다.

A씨는 같은 해 8월 D씨와 관련된 범죄를 수사하고 있던 영월경찰서 소속 경찰관 B씨, C씨의 부탁을 받고 이 휴대폰을 넘겨줬다. 휴대폰에는 D씨 가족과 지인들의 연락처, 사진, 골프장 예약 관련 문자메시지 등 개인정보가 저장돼 있었다.

검찰은 A씨가 업무상 알게 된 개인정보를 권한 없이 타인에게 제공하고, B씨와 C씨가 이를 부정한 목적으로 제공받았다며 개인정보보호법 위반 혐의로 기소했다.

1심은 피고인 모두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사가 불복해 항소했지만 2심은 이를 기각하고 1심 무죄 판결을 유지했다.

2심 재판부는 “휴대폰 대리점에서 이뤄지는 기기변경 방식의 휴대폰 판매행위에는 구형 휴대폰 단말기의 반환이 수반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A씨가 D씨에게 구형 휴대폰을 건네줄 것을 요청했거나 개인정보 파기 비용을 받았다는 사정이 보이지 않는다”며 “구형 휴대폰에 남아있던 개인정보를 파기하는 것은 단순한 협조의무에 불과하다”고 판단했다.

이에 따라 “A씨가 휴대폰 대리점을 운영한다는 사정만으로 구형 휴대폰에 남아있던 개인정보를 보관한 것이 ‘개인정보를 처리하는 업무’였다고 보기 어렵다”고 결론지었다.

검사가 상고했지만 대법원의 생각도 원심 판단과 같았다.

대법원은 이번 판결에서 개인정보보호법 제59조의 의무주체인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하였던 자’의 의미를 명확히 했다. 대법원은 “단순히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했던 모든 자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업무상’ 개인정보를 처리하거나 처리했던 자를 말한다”고 했다.

특히 “업무와 무관하게 사적 영역에서 개인정보를 처리하고 그 과정에서 알게 된 개인정보를 누설 또는 제공하거나 수집·보유한 개인정보를 유출하는 행위 등은 처벌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대법원은 또한 “업무상 개인정보를 처리했다는 것은 업무처리나 업무수행과 개인정보 처리 사이에 직접적이고 밀접한 인과관계가 있다는 의미”라며 “이는 범죄구성요건이므로 검사가 증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러한 법리를 바탕으로 대법원은 “A씨가 휴대폰 기기에 저장된 각 개인정보를 ‘업무상’ 보유하거나 취득한 것이 아니라는 전제에서 공소사실을 무죄로 판단한 원심을 수긍한다”며 검사의 상고를 기각했다.

서울 서초구 대법원. (사진= 방인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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