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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글리츠 석좌교수는 2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세계경제연구원과 KB금융그룹 공동 주최 국제금융컨퍼런스에 특별강연자로 나서 “트럼프 당선인이 대선 캠페인 기간 동안 약속했던 공약들을 시행할 경우 미국 경제는 물론 국제 경제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트럼프 2기에 대한 불확실성이 높지만 대규모 감세와 막대한 재정 적자, 억만장자와 기업에 대한 감세가 있을 것이라는 점은 확실하다”면서 “이는 예상보다 빠르게 안정화된 인플레이션을 다시 높아지게 함으로써 결국 미국 경제가 스태그플레이션에 직면하게 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중국산 제품에 대해 100%에 달하는 초관세를 실제로 부과할 가능성이 크다”면서,이는 중국산 제품의 가격 인상 뿐 아니라 중국을 비롯한 다른 무역 상대국들의 보복조치를 초래해 물가는 오르고 수요는 줄어들게 되는 결과를 초래하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날 행사에 참석한 다른 전문가들도 트럼프 정부가 미국 경제를 부양하기 위해서라고 주장하고 있는 정책들이 미국 경제에 ‘역풍’을 초래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윌리엄 페섹 포브스 수석칼럼니스트는 “트럼프는 중국을 비롯해 아시아에 복수를 하려 할 것이고, 중국은 절대 양보하지 않을 것”이라며, 이같은 대결과 마찰이 이시아는 물론 미국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줄 것이라고 역설했다.
스티글리츠 석좌교수는 트럼프발(發) 인플레이션은 중산층과 서민층에 더 큰 고통을 줄 것이라면서, 기업들에 대한 감세 정책으로 부족한 세수를 관세로 충당하겠다는 계획에도 차질이 생길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는 미국의 재정적자를 더 크게 늘리는 결과로도 이어질 것이란 암울한 전망이다.
중국 경제 전문가로 꼽히는 니콜라스 라디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선임연구원도 “중국에 60% 관세를 부과하면 중국 수입품 감소량은 75% 감소하고, 미국의 관세 수입은 늘지 않을 것”이라며 “그 결과 예산 적자가 더 확대되고 인플레이션은 더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금리가 올라가면 달러가 강세를 보일 것이고, 그러면 무역적자가 축소될 수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아울러 스티글리츠 석좌교수는 트럼프 재집권은 “협력의 시대의 종말을 의미한다”며 “기후 변화나 인구위기와 같은 문제에서 후퇴하는 것은 물론, 국제 통상 환경은 관세무역일반 협정(GATT) 이전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편, 이번 컨퍼런스는 ‘글로벌 대전환과 정책기조 피벗을 넘어서: 지속가능 성장과 금융의 미래’를 주제로 미 대선 이후 급변하는 세계 경제와 지정학적 구도를 분석 및 전망하고 지속가능성장을 위한 해법을 제시하기 위해 개최됐다. 스티글리츠 석좌교수를 비롯해 일본 정부 고령화대책위원회 위원장이자 일본 적십자사 총재인 세이케 아츠시 와세다대 교수, 비노드 토마스 전 세계은행 수석 부총재, 조동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 등이 참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