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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리포트]③"학급당 학생 수 감축, 교사 증원과 함께 가야"

신중섭 기자I 2020.11.24 17:11:16

교육부, 학령인구 감소따라 교원채용 축소
초등생, 264만명에서 10년 뒤 172만명으로 감소
"학급당 학생 낮추면 학급 수 늘어 교원 필요"
"고교학점제 시행·개별화 교육 확대 고려해야"

[이데일리 신중섭 기자] 교육계에서는 학급당 학생 수 감축과 함께 교원 수급 계획도 변경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교육당국은 학령인구 감소 추세를 반영해 교원 수를 줄여나가겠다는 계획이지만, 전염병 상황 대비와 과대학교·과밀학급 해소를 위한 학급당 학생 수 감축, 고교학점제 시행 등을 고려할 때 오히려 교사 증원이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올해 7월 교육부가 발표한 공립 초·중등 교원 채용규모(자료=교육부, 그래픽=김정훈 기자)
23일 교육부에 따르면 오는 2022년 초등교원 신규채용 규모는 3380~3580명이다. 당초 지난 2018년 발표된 수급계획에선 3830명~3930명 규모로 제시됐으나 올해 7월 기존보다 350~450명 추가 감축된 내용의 수급 계획이 발표됐다. 2018년 통계청 추계에선 초등학생이 2030년 226만명으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됐으나 지난해 추계에선 이보다 54만명이 더 줄어든 172만명에 불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기 때문이다.

특히 2023년부터는 연간 3000명 내외의 초등교원 신규채용 규모를 제시하면서 최대 연 900명까지 추가 감축할 것을 예고했다. 중등교원의 경우 2022년까지 연간 최대 4410명으로 기존 계획과 동일하다. 다만 2023년부터는 4000명 내외로 신규 채용규모를 제시, 당초보다 최대 연 250명 줄어든다.

교육부는 학생 수가 급감하는 데 비해 교원 채용 감축 규모는 최소화했다는 입장이지만, 교육계 일각에서는 교육당국의 교원 수급 계획이 단순히 인구구조 변화와 경제논리에 치우쳐 수립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코로나19와 같은 전염병 유행 상황과 지역별 특성, 고교학점제 시행에 따른 추가 수요 등이 면밀히 고려되지 않았다는 것.

먼저 코로나19 등 전염병 상황을 대비해 학급당 학생 수를 감축하게 되면 교원 증원이 필요할 수밖에 없다는 게 지적이 제기된다. 학급당 학생 수를 낮추게 되면 기준 이상의 과밀학급을 물리적으로 분리해야 하므로 교실 수가 늘어나게 된다. 담임제인 초등학교의 경우 늘어나는 학급 수 만큼 담임 교사가, 중·고교에서는 늘어나는 학급의 시수를 채워줄 교과 교사가 필요해질 수 있다.

현행 수급계획이 지역별 특성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도 있다. 신현욱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정책본부장은 “대도시나 신도시의 경우 인구 유입이 계속돼 과밀학급이 발생하고 있고 농어촌은 교사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며 “지역별 상황이 다름에도 교사 1인당 학생 수가 경제개발기구(OECD) 평균에 도달했다며 동일한 기준으로 교사 채용을 일괄 줄여나가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오는 2025년 전면 실시되는 고교학점제를 위해서라도 교원 증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고교학점제는 고등학생도 대학에서처럼 본인의 적성과 진로에 맞게 강의를 선택해 듣는 제도다. 다양한 선택과목이 생겨나는 만큼 이를 담당할 교원도 필요해진다. 신 본부장은 “임시방편으로 강사를 활용하거나 온라인 강의를 제공하는 것은 교육의 질 하락으로 이어져 고교학점제 취지를 퇴색시킬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무엇보다 기초학력 보장을 비롯한 교육격차 해소와 개인 맞춤형 지도 확대 등을 위해서라도 교사 증원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신 본부장은 “그 동안 많은 숫자의 학생을 대상으로 주입식 교육을 해왔지만 이제는 학생 개개인에게 피드백을 제공하는 개별화 교육이 필요하다”며 “원격수업 환경에서도 온라인 학습에 취약한 학생들을 세밀하게 지도하기 위해 더 많은 교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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