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미·중 무역전쟁의 불똥이 우리 경제에 튀고 있다. 부도위험 지표가 한달 여 만에 최대 수준으로 상승했다.
26일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부도위험을 나타내는 한국 외평채 5년물 신용부도스와프(CDS) 프리미엄은 지난 23일(현지시간) 55.3bp(1bp=0.01%포인트)를 기록했다. 전일(51.1bp) 대비 4.3bp 급등한 값이다. 전주(44.6bp) 대비로는 10bp 넘게 올랐다.
최근 수치는 한달 여 전 뉴욕 증시 폭락에 위험회피 분위기가 확산했을 때(55~57bp)와 비슷한 정도까지 올랐다.
CDS 프리미엄은 부도 혹은 파산 등에 따른 손실을 다른 투자자가 대신 보상해주는 신용파생상품의 수수료를 말한다. 채권을 발행한 국가나 기업의 부도 가능성 또는 신용위험이 높아지면 CDS 프리미엄도 덩달아 오른다. 보험 가입시 사고 확률이 높으면 보험료가 올라가는 것과 같다.
CDS 프리미엄은 최근 한반도 지정학적 긴장감이 완화하며 하락했는데, 다시 상승하고 있다. 이는 오롯이 미·중 무역전쟁이 본격화되면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최근 중국산 수입품에 고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고, 중국 당국은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 밀집지역 생산품에 보복 관세 부과를 검토 중이다.
시장은 깜짝 놀랐다. 특히 무역전쟁이 무역 의존도가 높은 우리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물 CDS 프리미엄은 선진국은 물론, 신흥국 중에서도 크게 올랐다. 한국물 CDS 프리미엄이 4.3bp 오르는 동안 일본(0.7bp↑) 미국(0.0bp) 독일(0.1bp↑) 등 선진국은 거의 변동이 없었다. 태국과 베트남의 경우 각각 3.17bp 3.9bp 올라 우리나라보다 작았다. 당사자인 중국도 3.7bp 오르는데 그쳤다.
문제는 앞으로도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불확실성이 추가돼서다. 이날 정부는 한·미 FTA 개정 협상에서 ‘원칙적 합의’에 도달했다고 밝혔다.
국제금융센터 관계자는 “최근 CDS 프리미엄이 오른 것은 무역전쟁 여파 때문”이라며 “앞으로 FTA 결과의 영향에 따라 다시 등락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