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자금]박명재·김정재·김석기 `지역 뭉칫돈` 후원받아

김재은 기자I 2018.02.28 18:02:37

지난해 국회의원 고액후원금 내역 분석 결과
포항·경주 등 한국당 의원 지역 고액후원 많아
與엔 홍익표 의원 눈길..유승민 박주선 박지원도

[이데일리 조진영 김재은 기자] ‘공천헌금’ 성격을 배제하기 어려운 전·현직 시군구의원 등의 국회의원 고액후원금은 지난해 3억7800만원에 달했다. 특히 포항 등 영남을 텃밭으로 한 자유한국당 소속 의원들에게 고액후원금을 낸 정치인이 상당수 눈에 띄었다.

1인당 최대 후원금이 500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정치에 뜻이 있는 76명 이상이 자발적으로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들에게 후원금을 낸 것으로 추정된다. 광역ㆍ기초의원 등이 국회의원에게 후원금을 내는 건 정치자금법상 제약이 없다. 다만 국회의원이 광역ㆍ기초 의원 공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는 점에서 논란의 소지가 있다.

28일 이데일리가 정치자금법에 따라 공개된 2017년 국회의원 고액후원금 내역을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이데일리는 선거관리위원회 선거통계시스템 통합검색에서 해당 후원자를 검색해, 검색결과 과거 공직선거에 한 차례라도 출마한 경험이 있는 경우 정치인으로 분류했다. 그 결과 정치인이 국회의원에게 고액 후원금을 낸 금액은 3억7800만원으로 지난해 고액후원금 총액(68억913여만원)의 5.6%를 차지했다.

자료:중앙선거관리위원회, 이데일리
◇ 김석기 박명재 김정재 등 영남 한국당 의원 ‘눈길’

한국당 의원들이 정치인에게서 받은 고액후원금은 총 1억6660만원으로 전체의 44%가량 됐다. 이는 민주당(1억2790만원·33.8%)보다 많은 수준이다.

자유한국당 김석기(경주시) 의원은 강익수 경주시 전 의원으로부터 100만원씩 5차례 500만원을 후원받았고, 박규현 전 의원과 손호익 현 시의원으로부터도 500만원씩 총 1500만원을 모금했다.

같은 당 김정재(포항 북구을) 의원은 경북도의원인 김희수와 한창화로부터 각각 310만원, 400만원을 모금했다. 최상철 포항시 의원도 김정재 의원에게 400만원을 후원했다.

박명재 한국당 의원(포항 남구울릉군)도 이상구 포항시의회 의장과 이해수 포항시의원에게 각 500만원씩을 모금했다. 3선의 정해종 포항시의원과 한남조 울릉군 의원(비례)도 박 의원에게 500만원씩 후원금을 냈다.

경북 밀양이 지역구인 엄용수 의원은 강모택 전 한나라당 도의원에게서 500만원을 후원받았다. 창녕군의원에 무소속으로 출마했던 신용곤씨도 엄 의원에게 500만원을 냈다.

이밖에도 한국당에서 강석호 곽대훈 곽상도 김무성 김성원 김성태 김재경 김한표 문진국 백승주 서청원 이철우 이만희 이명수 이주영 정갑윤 정종섭 정진석 황영철 의원이 출마 경험이 있는 정치인으로부터 고액후원금을 받았다.

◇ 與 홍익표 의원 눈에 띄어…유승민 박주선 박지원도

집권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선 홍익표 의원과 이해찬 의원이 복수의 정치인으로부터 300만원이상 후원금을 받았다. 홍익표 의원(중구 성동갑)은 김달호 성동구의원에게서 7차례에 걸쳐 총 350만원을, 윤종욱 구의원에게선 3차례에 걸쳐 440만원을 모금했다. 조복식 성동구 전 의원은 홍 의원에게 500만원을 냈다.

이해찬 의원(세종시)은 김장식 전 연기군 의원과 송현섭 전 국회의원에게서 각 500만원을 후원받았다.

이외에 기동민 김상희 김철민 노웅래 문희상 박범계 박완주 신경민 신동근 심기준 유은혜 이개호 이철희 전해철 의원이 정치인으로부터 300만원이상 후원금을 받았다.

바른미래당(국민의당·바른정당)의 경우 유승민 공동대표(대구 동구을)가 대구시의원과 국회의원에 출마했던 손창민씨로부터 500만원을 후원받았고, 자유한국당으로 옮긴 박인숙 의원에게서도 500만원을 받았다.

박주선 공동대표(광주 동구남구을)는 광주시의원에 출마했던 이상동씨와 남구청장을 지낸 광주시의원인 박용권씨에게서 500만원, 450만원을 각각 후원받았다. 서울시의원에 출마했던 오기창씨 역시 박주선 의원에게 500만원을 냈다.

민주평화당에선 박지원 의원이 김영규 여수시의원, 이윤석 전 국회의원, 정인봉 경기도의원에게서 각 500만원씩 총 1500만원을 후원받았다.

국민의당을 탈당에 무소속을 선언한 손금주 의원(전남 나주화순군)은 김삼화 의원, 송기석 당시 의원, 채이배 의원에게서 각각 500만원씩 1500만원을 후원받았다.

손 의원처럼 국회의원끼리 주고받는 품앗이 후원도 적지 않았다.

한국당 비례대표인 전희경 의원과 윤종필 의원은 서로 500만원씩을 후원했고, 임이자 의원(비례)은 윤종필 의원에게, 김순례 의원(비례)은 원유철 의원(평택 갑)에게 각각 500만원을 냈다. 지난 1월 바른정당에서 자유한국당으로 옮긴 박인숙 의원은 유승민 의원(대구 동구을)에게 500만원을 냈다.

더불어민주당 역시 이철희 의원(비례)과 이해찬 의원이 기동민 의원에게 500만원씩 후원금을 냈다. 이해찬 의원은 우원식 원내대표(노원을)에게도 500만원을 후원했다. 4선의 조정식 의원은 황희 의원에게 후원금 500만원을 건넸다.

지금은 당이 달라졌지만, 국민의당 시절 박주선 바른미래당 의원은 황주홍 민주평화당 의원(전남 고흥보성장흥강진군)에게 500만원을 후원했다.

이상민 민주당 의원(대전 유성을)과 채이배 바른미래당 의원(비례)은 500만원을 ‘셀프 후원’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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