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최선 기자] 삼성물산(028260)과 삼성엔지니어링(028050)이 카자흐스탄 발하쉬 지역에 지을 예정이던 화력발전소 사업에서 손을 뗐다. 사업을 원점에서 재검토한 결과 우발 손실이 계속 이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됐기 때문이다.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은 1일 “계약 상대측이 공사 착수지시서를 발급하지 않음에 따라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고 각각 공시했다. 발하쉬 발전소의 공사 계약 규모는 1조4000억원에 달한다.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삼성엔지니어링은 합작투자사를 구성해 시공사로 이 사업에 참여했다.
카자흐스탄의 수도 알마티에서 북서쪽으로 370km 떨어진 발하쉬 호수에 660MW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 2기를 짓는 이 사업은 현지 정부의 첫 민자 발전사업으로 큰 관심을 모았다.
삼성물산 상사부문은 2009년 3월 컨소시엄 사업자 권리를 확보한 이후 2014년 12월 현지 건설위원회 착공승인에 따라 공사에 착수했다. 삼성물산 상사부문과 카자흐스탄 국영기업 삼룩에너지는 각각 50%+1주, 50%-1주를 투자해 발하쉬 프로젝트 사업목적회사(BTPP)를 세워 사업에 뛰어 들었다.
하지만 글로벌 저성장과 저유가 등 사업 환경이 악화됨에 따라 삼성물산은 지난해 9월 공사를 일시 중단하고 사업을 재검토하기 시작했다. 기술, 가격 적정성, 전력 수요 등 다각적인 검토에 들어가면서 현지정부의 사업지원 승인 절차가 지연됐다.
발하쉬 발전소 사업에서 철수하기로 결정함에 따라 삼성물산은 지난달 31일 카자흐스탄 측에 풋옵션 행사를 통보했다. 풋옵션은 사전에 정한 가격으로 일정 시점에 기본 자산을 매도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풋옵션 행사로 삼성물산이 투자한 금액 1억9300만달러가 회수될 예정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발전소의 공정률은 19% 정도며 향후 현장실사를 통해 공사 대금 정산을 위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삼성물산은 2015년도 공정가치 평가 당시 발하쉬 발전소 건립 사업 지연에 따른 잠재리스크로 약 1500억원을 반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