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쇠사슬 묶여 8명 출산… 中올림픽에 묻힌 그날의 진실은

송혜수 기자I 2022.02.16 22:07:51
[이데일리 송혜수 기자]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이 시작되면서 중국에선 인신매매를 당해 8명의 아이를 낳은 여성 관련 기사가 묻히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를 주장하는 이들은 해당 기사가 묻히고 있는 것은 물론 댓글들도 지워지고 있다고 밝혔다.

왼쪽 사진은 피해 여성으로 알려진 양모씨. 오른쪽 사진은 쓰촨성에서 실종 신고된 여성 리잉씨 (사진=웨이보 캡처)
앞서 지난 2일 중국판 트위터인 웨이보 등에 따르면 해당 사건은 지난달 26일 중국 장쑤성 쉬저우의 한 농촌 마을로 사회 고발 블로거 A씨가 찾아가면서 수면 위로 올랐다.

당시 여성은 한겨울 문도 없는 헛간에서 외투 하나 입지 못한 채 추위에 떨고 있었다. 목에는 자물쇠로 단단히 잠긴 쇠사슬이 채워져 있었다. A씨는 다급히 겉옷을 구해 여성에게 입힌 뒤 “이 여자가 추위에 왜 이러고 있어야 하는가. 이 땅에 연민은 다 어디로 갔는가”라고 한탄했다. 이후 A씨는 충격적인 현장을 자신의 카메라에 담아 SNS에 공개했다.

목에 쇠사슬을 차고 있는 여성과 그를 찾아간 블로거. (사진=웨이보 캡처)
해당 영상이 온라인상에서 퍼지자 누리꾼들 사이에선 사건에 대한 진상 조사 필요성의 목소리가 잇따라 제기됐다. 이에 장쑤성 관할 공안국은 특별 수사팀을 꾸려 집중 수사에 들어갔다.

관할 공안국은 이 여성의 DNA를 난징의과대학 감정소에 의뢰했고 그가 윈난성 푸공현 출신의 양모씨임을 밝혀냈다. 또 인근 주택에 따로 떨어져 사는 남편 둥모씨와의 사이에서 8명의 자녀를 낳은 사실을 확인했다. 다만 일각에서 제기된 인신매매나 정신 질환 여부는 사실이 아니라고 했다.

이에 일부 누리꾼들은 중국 당국이 해당 사건을 고의로 은폐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관할 공안국이 대거 인력을 투입해 현장을 찾은 사람들을 막아섰다고 했다.

관할 공안국이 대거 인력을 투입해 현장을 찾은 사람들을 막아서는 모습 (사진=웨이보 캡처)
실제로 현장을 찾았다는 한 누리꾼은 “사건 진상을 두 눈으로 확인하기 위해 피해 여성의 집을 찾았는데, 마스크를 쓴 공안들이 마을 입구를 둘러싸고 진입 자체를 막았다”면서 “권위적인 태도의 공안들이 마을 진입을 요구하는 사람들을 카메라를 강제로 빼앗고, 마을 진입을 시도할 시 감옥에 집어넣겠다는 협박을 했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당국이 올림픽이 시작될 무렵 ‘쉬저우(장쑤성의 도시) 8명의 아이들’이라는 제목의 토픽을 계속해서 검열하고 관련 게시물을 지우고 있다고도 했다. 또 관련 댓글마저 사라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피해 여성 양모씨가 26년 전 인신매매를 당한 뒤 남편으로 알려진 둥씨에게 성폭행을 당해 8명의 아이를 출산한 것이 아니냐는 의문을 제기했다. 이 같은 주장을 펼친 이들은 쓰촨성에서 실종 신고된 여성 리잉씨가 양모씨와 동일인물이라고 확신했다.

이에 당국은 “사실이 아니다”라는 입장이다. 다만 수사 과정에서 직무 유기 혐의가 있었는지 여부에 대해서는 기율 감찰기관에 의뢰해 관할 공안국과 파출소 직원에 대해 내부 조사 중이라고 밝힌 상태다.

2022 베이징 동계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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