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가 지난해 9월, 전당대회 대표 수락연설에서 남긴 말이다. 그런 손 대표가 지난 15일 ‘반쪽’ 최고위원회의에서는 “추석(9월 중순)까지 당 지지율이 10%에 미치지 못하면 (대표직을) 그만두겠다”고 선언했다. 이와 함께 손 대표는 당 지지율 제고를 위해 앞으로 ‘제3지대’의 길을 그려나가겠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손 대표 취임 이후 8개월이 가깝도록 내분만 부른 ‘노선 갈등’이 봉합할지에 대해 비관적이다.
바른미래당 내 어지러운 상황은 16일에도 이어졌다. 이날 원내대책회의에서는 국민의당계 임재훈 의원와 바른정당계 하태경 의원이 맞붙었다.
먼저 임 의원은 “하루빨리 당을 정상화시켜야 한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손 대표도 지금까지 고통스러운 성찰의 시간을 보냈고 어제(15일)는 거취문제와 관련, 일정부분 가시적인 로드맵을 제시하기도 했다”며 “세 명의 최고위원이 최고위에 복귀하기를 간곡하게 호소한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임 의원의 요청을 일언지하에 거절했다. 하 의원은 “우리는 당무를 거부하는 게 아니라, 당을 살리기 위해서 정말 절절히 (지도부 총사퇴를) 호소하는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몇 달 더 연명시켜야겠다는 것은 아무런 감동도 줄 수 없다. 아직도 이렇게 안이한 생각을 하고 있다는 것 자체가 통탄할 일이다”고 맞받아쳤다. 사실상 전날 손 대표가 제안한 ‘9월, 지지율 10%’ 카드를 바른정당계가 거부한 셈이다.
여기에 손 대표가 전날 정병국 의원에게 제안한 가칭 혁신위원회도 감감무소식이다. 앞서 손 대표는 공개회의석상에 정 의원에게 “바른미래당은 누구를 대변하려 하는지, 바른미래당은 어떤 정치를 하려 하는지 구체적으로 내놔야 한다”며 “이 일을 정병국 의원에게 맡기겠다”고 요청했다.
하지만 정 의원은 이를 수락할 뜻이 없어 보인다. 당장 정 의원은 “당 지도부 간에 충분한 논의를 해서 합의된 안이라면 거부할 명분이 없다”고 답했다. 얼핏 보면 긍정적인 답처럼 보이지만 ‘보이콧’ 사태로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는 당내 사정을 고려하면, ‘합의된 안’이 나올 가능성이 없어 사실상 완곡한 거절이라는 게 정치권의 평가다.
이에 더해 바른정당계인 정운천 의원이 개인적으로 자유한국당 복당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파문은 더 확산하는 양상. 정 의원은 한 지역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한국당행과 제3지대 합류, 바른미래당 잔류, 무소속 도전 등 다양한 노선을 검토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에 대해 김관영 원내대표는 16일 “(정 의원과) 통화했다. 전혀 사실과 다르단 점을 확인했다”며 수습에 나서기도 했다.
한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손 대표가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 카드까지 언급하는 등 강수를 뒀다. 단기적으로 당 분란을 수습할 수 있을 것”이라면서도 “장기적으로는 지지부진한 이념 논쟁만 계속될 것이다. 지지율이 답보상태인 채로 9월이 오면 정계개편 원심력만 더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