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 회장은 20일 서울 신라호텔에서 열린 보아오포럼 서울회의 본회의에 참석해 “최근 20년간 아시아는 유례없는 빠른 변화를 경험중”이라며 “제가 속한 IT(정보기술) 세계에선 농담이지만 멈추면 죽는다는 얘기가 있을 정도로 변화가 빠르다”고 말했다.
권 회장은 “3차산업혁명시대의 키워드는 ‘경쟁’이었지만 4차산업혁명시대는 ‘협업’과 ‘상생’이 키워드”라며 “4차 산업 시대에는 어떤 회사 하나, 국가 하나가 단독으로 대응할 수 없기 때문에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아시아는 각국이 가진 전문적인 자원 및 기술을 기반으로 유기적으로 협동해서 4차 산업혁명의 중심축이 되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그 배경에 대해선 “아시아는 지난 수십년 간 비약적으로 발전하며 세계 경제 성장의 견인차 역할을 했다”며 “그러나 최근 세계 경제는 불확실성과 세계 금융 위기, 저성장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사실 아시아는 선진국부터 빈국까지 산재한 거대한 대륙이며 아직도 빈곤, 실업, 질병 등 여러 이슈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아시아 국가들이 이처럼 만연한 현안을 해결하고 지속가능한 발전을 위해서는 혁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권 회장은 “혁신은 다양성이 존중되는 환경 속에서만 나올 수 있다”며 “서로 다른 사람이 가진 생각을 존중하고 가치 있게 만들 때 다같이 성장할 수 있다”고 했다. 이를 위해선 창조형 인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순한 작업은 기계와 인공지능에 맡기고 창의적이고 정보를 융합할 수 있는 방향으로 교육 지향해야한다는 것이다.
권 회장은 “4차 산업혁명은 미국과 유럽에서 시작했지만, 실용화 단계에서는 아시아가 주도적 역할을 할 것”이라며 “아시아에는 텐센트나 삼성 등 세계적 기업이 있고, 미래 혁신기술 상용화를 할 수 있는 환경을 가졌다”고 강조했다.
권 회장은 이날 목발을 짚고 모습을 드러내 눈길을 끌었다. 본회의 참석 전 그는 권태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과 만나 “제가 보아오 이사인데 참석하는게 당연하다”며 “이사회 때는 다리를 다쳐 못 가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일부 재계 총수들이 전경련 주최 행사에 부담을 느끼고 불참한 것과는 대비됐다.
권 회장은 “올해로 18년째인 보아오 포럼에 제가 패널로 참석한 것은 처음”이라며 “인류 사회 발전을 위한 혁신에 저와 삼성전자도 역할을 하겠다”고 밝혔다.
보아오포럼 서울회의는 ‘개방과 혁신의 아시아’를 주제로 개최됐으며, 지역회의 가운데 역대 최대 규모인 약 800여명이 참석했다. 반기문 전 UN 사무총장이 이사장을 맡았으며 이낙연 국무총리,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 회장, 최광철 SK SUPEX 추구협의회 위원장 등이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