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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텅스텐, 美·日 '탈중국' 공급망 카드로 동시에 부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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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주원 기자I 2026.07.03 15:36:21

영월광산 32년만에 재가동…탈중국 조달처로
NYT는 美 텅스텐 확보전략의 중심으로 조명
알몬티, 아시아·유럽에도 물량 배분 계획

[이데일리 성주원 기자] 강원 영월 상동광산에서 32년 만에 재개된 텅스텐 채굴을 두고 미국과 일본이 나란히 ‘탈(脫)중국’ 원료 공급망 확보 카드로 주목하고 있다. 니혼게이자이신문(닛케이)은 3일 이 광산 채굴을 담당하는 미국 알몬티인더스트리 한국법인과 영월군이 일본 공급을 시야에 넣고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뉴욕타임스(NYT)도 지난 1일(현지시간) 이 광산을 미국의 텅스텐 확보 전략의 중심으로 조명한 바 있다. 실현되면 그동안 중국 의존도가 높았던 일본의 텅스텐 조달처가 넓어지는 동시에, 미국 방위산업의 핵심 소재 공급기지로서 위상도 굳어질 전망이다.

강원도 영월에 위치한 상동광산에서 반자동 분쇄기가 텅스텐 광석을 분쇄하고 있다. (사진=알몬티대한중석)
강원도 영월에 위치한 상동광산에서 반자동 분쇄기가 텅스텐 광석을 분쇄하고 있다. (사진=알몬티대한중석)
“생산량 확보되면 일본 수출도”

닛케이에 따르면 알몬티 한국법인은 지난 3월 강원 영월군 상동광산에서 채굴을 시작했다. 1994년 중국산과의 가격 경쟁에서 밀려 폐광한 지 32년 만이다. 알몬티는 2015년 이 광산을 인수해 약 400억엔(약 3820억원)을 투자하며 개발을 진행해왔다.

연간 생산량은 최대 4600톤 규모로 예상된다. 이 중 절반가량은 장기계약에 따라 미국에 공급하고, 나머지는 한국 내수를 비롯해 일본 등 아시아와 유럽에 배분할 계획이라고 신문은 전했다.

영월군 전략산업과 담당자는 “생산량이 확보되면 일본으로의 수출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영월군 측은 미·중 대립 속에서 중국에 대한 조달 의존도를 낮추고, 한국과 우호국을 위한 텅스텐 공급 기반으로 광산을 키우는 것이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영월군에 따르면 추정 매장량은 5800만톤이며, 텅스텐 함유량은 약 0.44%로 세계 평균(약 0.18%)의 두 배 이상이다. 영월군 담당자는 “장기적으로는 세계 시장의 10%를 담당할 잠재력이 있다”고 말했다. 알몬티 역시 중국을 제외하면 자사가 담당하는 세계 공급 비중이 약 40%까지 높아질 것으로 본다고 닛케이는 전했다.

정광부터 가공까지 국내 완결 추진

알몬티는 채굴뿐 아니라 영월군과 함께 정광에서 가공까지 국내에서 완결하는 체제 구축을 추진하고 있다. 군은 국비 보조금을 포함해 약 80억엔을 투입, 2029년 완공을 목표로 산업단지와 연구개발시설 정비를 진행 중이다. 광물 자원이 가공 없이 그대로 해외로 유출되는 구조를 바꿔 “공급망의 내제화를 목표로 한다”는 것이 군의 설명이다.

일본은 미쓰비시머티리얼·스미토모전기 등 대기업을 중심으로 텅스텐 가공·제품화에 강점을 갖고 있다. 영월군 담당자도 “일본은 가공 공정에 강하고 한국에 없는 노하우를 갖고 있다”며 한일 공급망 구축의 이점을 언급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텅스텐은 절삭공구·자동차 등 폭넓은 제조업에 필수적인 희소금속이다. 최근에는 인공지능(AI)향 반도체 수요 확대로 수급이 빠듯해졌다. 세계 생산량의 약 80%를 차지하는 중국이 수출 규제를 강화한 데다 중동 정세 긴장까지 겹치면서 최근 1년간 거래가격은 4~5배로 뛰었다고 닛케이는 보도했다.

NYT “美 텅스텐 확보전략의 중심”

이 광산은 앞서 미국 측 시각에서도 집중 조명됐다. NYT는 지난 1일 ‘미국의 텅스텐 확보 전략에 있는 한국 광산’이라는 제목의 현지 취재 기사에서 상동광산을 다뤘다. 미 국방부가 내년부터 방위산업 계약업체의 중국산 텅스텐 사용을 금지하는 방안을 준비 중인 가운데, 시선이 이 광산으로 쏠리고 있다는 내용이다.

NYT에 따르면 상동광산의 지하 갱도는 3.2㎞ 이상 뻗어 있으며, 루이스 블랙 알몬티 최고경영자(CEO)는 “전량 채굴에 약 45년이 걸릴 것으로 예상되며, 이는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텅스텐 수요의 약 40%를 공급할 수 있는 잠재력”이라고 말했다.

NYT는 미국이 1950년대부터 이 광산에 주목해왔으며, 냉전 초기 한국 정부와 협정을 맺고 수년간 직접 관리한 이력도 있다고 전했다. 협정은 1954년 만료돼 광산은 한국에 반환됐다.

같은 광산을 두고 미국은 방위산업용 확보처로, 일본은 반도체·자동차용 원료 다변화처로 각각 접근하고 있다. 텅스텐 수요는 중장기적으로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가격 변동성도 큰 만큼, 우리나라가 미국·일본과의 공급망 협력을 확대하면서 동시에 자국 내 가공·산업 기반을 어떻게 키워갈지가 앞으로 지켜볼 포인트라는 평가가 나온다.

텅스텐 카바이드 인서트(절삭공구용 초경합금 팁) (사진=위키피디아)
텅스텐 카바이드 인서트(절삭공구용 초경합금 팁) (사진=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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