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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해양수산부는 이날 오전 11시를 기해 고수온 위기경보 ‘경계’ 단계를 발령했다. 지난 3일 ‘주의’ 단계가 내려진 후 6일 만의 일이다. 고수온 특보는 지난해(7월 11일)보다 약 일주일 빠르게 내려졌고, 이후 6일 만에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 조정됐다.
앞서 수과원은 이미 올해 우리나라 연안의 여름 수온이 평년(25℃)보다 1℃ 가량 높을 것이라고 예측한 바 있다. 역대 최악의 고수온 피해를 낳았던 지난해보다 올해 피해 규모가 더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고수온으로 인한 양식업 피해 규모는 1430억원으로,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고수온 특보 기간은 71일간 이어졌는데, 이 역시 역대 가장 길었다. 늦여름까지 더위가 이어지며 광어, 우럭 등 대규모 양식어류 폐사가 이뤄졌다.
올해는 이례적으로 장마전선이 일찍 북상해 장마가 빨리 끝나고, 초여름인 7월부터 무더위가 시작되며 물가 우려 역시 커지는 모습이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수산업관측센터에 따르면, 7월 기준 광어 도매 가격은 1㎏에 1만 8700원, 우럭은 1만 7500원으로 예상됐다.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광어는 13.2%, 우럭은 32.1% 높은 수준이다.
이후 광어 가격은 더 올라 8~9월 기준 1만 9000원대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여름부터 광어 도매 가격은 최근 5년 평균치를 지속적으로 웃돌고 있다. 광어의 누적 출하량(1~5월)은 1만 6548t으로 5년 평균을 8.6%가량 웃돌았지만, 대량 폐사 등 가능성을 감안하면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폭염은 양식어류뿐 아니라 연안 어업에도 영향을 미치며 물가를 불안하게 하고 있다. 특히 소비가 잦은 고등어, 오징어, 갈치 등 ‘대중성 어종’ 어획량이 줄어들면, 곧 가격 상승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연초 2%대 물가 상승률을 보였던 수산물 물가는 지난 6월 전년 동월 대비 7.4% 오르며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상회했다. 이는 2023년 3월(7.4%) 이후 1년 7개월 만에 최대 폭 오른 것이다.
품목별로 보면 고등어(16.1%), 조기(10.6%) 김(10.4%)등 식탁에 자주 오르는 수산물의 가격이 크게 올랐다. 특히 고등어는 조업을 쉬는 ‘어한기’와 맞물려 있기 때문에 정부는 이달부터 수입산 냉동 고등어에 대해 0% 할당관세를 새롭게 도입한 상태다.
해마다 폭염이 길어지고, 그 여파도 커질 것을 대비하기 위해 해수부는 ‘비상대책반’과 함께 수과원·지자체의 ‘현장대응반’을 함께 운영해 대응하고 있다. 이번 2차 추가경정예산안 중 해수부는 여름철 고수온 대응과 김 수급 관리 등에 80억원을 편성해 고수온 대응 장비 보급, 양식장 현장 점검 등을 강화할 예정이다.
해수부 관계자는 “본격적인 폭염 피해가 발생하기 전 액화산소 공급장치 등 장비를 공급하고, 조기 출하 등을 유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광어나 우럭을 대신할 수 있는 참돔, 숭어 등 대체 어류 소비 촉진, 각종 할인행사 등을 통해 소비자들의 체감 부담과 어가 피해를 최소화하겠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