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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켓인]'여의도 스타필드의 꿈'…신세계, IFC 인수 본입찰 참여

김성훈 기자I 2022.02.14 18:47:51

신세계 여의도 IFC 인수 본입찰 참여
'여의도 스타필드 생기나' 업계 관심
경쟁자들도 본입찰 참여…인수 의지↑
몸값 4조 이상…베팅 규모에도 눈길

[이데일리 김성훈 기자] 지난해 이베이코리아를 3조4000억원에 인수한 신세계(004170)가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인수전 본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몸값만 4조원을 훌쩍 웃도는 대어급 매물 수성을 위해 또 한번 팔을 걷어붙인 것이다.

다만 본입찰에 참여한 경쟁사들의 인수 의지 또한 만만치 않은 상황에서 최종 인수까지 성공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신세계가 지난해 이베이 인수에 따른 유동성 확보에 나선 상황에서 최종적으로 어느정도의 금액을 베팅할 지도 관건이다.

신세계가 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인수전 본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IFC)
14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신세계는 이날 자사 부동산 개발사인 ‘신세계 프라퍼티’를 통해 이지스자산운용이 추진 중인 여의도 IFC 인수 본입찰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여의도 IFC를 보유한 캐나다계 자산운용사인 브룩필드자산운용이 이날 실시한 본입찰에는 신세계-이지스자산운용 컨소시엄과 △미래에셋맵스리츠 △ARA코리아자산운용 △마스턴투자운용·NH투자증권 컨소시엄 △코람코자산운용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등 원매자들 대부분이 참여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에서는 IFC 인수전에 신세계가 참여한 것을 두고 다양한 분석을 내놓고 있다. 현재 가장 유력하게 꼽히는 이유로는 전략적투자자(SI)로 인수 자금을 투입하고 향후 IFC 빌딩의 중장기 플랜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난해 IFC 빌딩 바로 옆 파크원에 문을 연 여의도 ‘더 현대 서울’이 자극이 됐다는 얘기도 설득력을 얻고 있다. 서울 중심 상권에 오랜만에 나온 랜드마크 쇼핑몰로 입소문이 나면서 매출은 물론 현대백화점 홍보 효과에 적잖은 영향을 미친 게 사실이기 때문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신세계도 IFC 인수에 참여한 뒤 ‘더 현대 서울’에 버금가는 대형 쇼핑센터를 열겠다는 계획이 있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신세계는 신세계프라퍼티를 통해 지난해 옛 르네상스호텔 부지인 강남 역삼역 부근에 센터필드를 소유한 이지스자산운용의 펀드 지분 25%를 3600억원에 사들인 바 있다. 이보다 앞선 2017년에도 코엑스몰 인수에 성공하며 코엑스 스타필드로 재개장하기도 했다. 신세계가 인수전에 끝까지 참여한다면 여의도 IFC 투자도 유사한 방식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그래픽=이데일리 김일환 기자]
더욱이 이번 IFC 빌딩 인수에는 오피스 건물(3개동)뿐 아니라 콘래드호텔 건물도 포함돼 있다 보니 인수 이후 콘래드를 신세계 그룹이 운영하는 조선호텔 브랜드로 바꿀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지스운용 입장에서도 인수 이후 밸류업(가치상향) 전략 측면에서 전문적인 쇼핑몰 관리·운영 노하우를 가진 신세계의 참여를 반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가격적 요소 외에도 신세계라는 브랜드 후광을 엎고 비가격적 요소인 향후 비전을 제시할 때도 유리하다는 분석이다.

관심은 신세계가 IFC 인수전에 어느정도의 금액을 넣을 지에 쏠린다. 앞서 브룩필드자산운용은 2016년 4월 IFC빌딩을 2조5500억원에 매입했다. 총 인수대금 가운데 1조8050억원을 인수금융으로 조달했다. 선순위 대출 1조6000억원과 중순위 대출 2050억원으로 구성됐다. 현재 감정가는 3조5000억원에 달한다.

현재 업계 안팎에서 추산하는 IFC 빌딩의 매각가는 4조원을 훌쩍 넘어선 상황이다. 다른 원매자들과의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서는 해당 수준의 금액 구간을 감안해야 한다는 의미다. 업계에 따르면 본입찰에 뛰어든 경쟁자들도 신세계만큼 인수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세계그룹 이마트는 지난해 10월 서울 성수동 이마트 본사 부지를 게임 회사 크래프톤과 미래에셋 자산운용으로 구성된 컨소시엄을 선정하고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업계 안팎에선 매각가를 1조원 이상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밖에도 2020년 서울 마곡 소유 부지를 8000억원에 매각하고 지난해 4월 서울 가양동 부지까지 6820억원에 팔면서 유동성을 확보한 바 있다.

다만 해당 자금마련이 SSG닷컴 인프라 확대와 이베이코리아 인수를 위한 유동성 확보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점을 감안하면 남은 유동성이 넉넉한 상황은 아닐 것이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선순위로 쓰기로 했던 유동성 활용 이후 남은 여유자금을 IFC 인수전에 넣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는 이유도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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