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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勢 결집에 견제구 던진 추미애…출구 전략 나서나

남궁민관 기자I 2020.11.03 17:55:49

평검사 저격 논란 후 검사들 秋에 집단 반발 움직임
이 와중 尹 일선 검사들과 만남의 자리 이어
秋 '검란' 현실화 우려한 듯 법무부 통해 사태 진화
검사들 달래고 尹 불신임…투트랙으로 출구 찾기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평검사를 공개 저격한 데 대해 검찰 내부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 이 가운데 윤석열 검찰총장은 일선 검사들과의 접촉면을 넓히며 내부 결속 다지기에 나섰다.

윤 총장을 중심으로 평검사들이 결집할 경우 이른바 ‘검란(檢亂)’이 현실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자, 추 장관 역시 법무부 입장 표명을 통해 사태 진화에 나섰다. 추 장관은 “검사들의 다양한 의견에도 귀 기울이고 있다”며 평검사들을 달래고 나서면서 윤 총장에게는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있다”며 불신임하는 ‘투트랙’ 전략을 구사한 모양새다.

윤석열 검찰총장이 3일 오후 충북 진천 법무연수원에서 올해 부장검사로 승진한 30여 명을 대상으로 강연을 하기 위해 연수원 내에서 이동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3일 대검찰청에 따르면 윤 총장은 이날 오후 4시 30분 충북 진천에 있는 법무연수원을 방문해 사법연수원 33·34기 초임 부장검사 30여명을 상대로 강연을 진행하고 참석자들과 만찬에 참석할 예정이다.

윤 총장의 이번 방문은 지난 2일부터 오는 5일까지 진행되는 ‘부장검사 리더십’ 과정 중 하나로 이뤄졌으며, 대검 역시 이와 관련 “교육과정에 항상 포함되는 일정으로 이미 이전에 확정됐다”고 설명했다.

다만 검찰 안팎으로 윤 총장의 이번 행보에 담긴 의미에 대한 여러 분석들이 흘러나온다. 앞서 지난달 29일 대전고검·지검을 찾아 측근들을 만났던 윤 총장은 이날 법무연수원에서 최측근인 한동훈 검사장과 재회를 이루기도 했다. 오는 9일에는 마찬가지로 법무연수원에서 신임 차장검사 10여명을 대상으로 강연이 잡혀있고, 대전을 시작으로 재개된 지방 검찰청 순회 일정 역시 이어질 전망이다.

공교롭게도 최근 추 장관의 평검사 저격 논란이 평검사들의 집단반발 사태로 이어진 마당으로, 윤 총장의 이같은 행보는 결과적으로 검찰 내부 결속 다지기 효과를 낼 전망이다. 상황에 따라서는 윤 총장과 연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추 장관에 반발하는 검란 현실화 가능성까지 흘러나온다.

추 장관 역시 이같은 상황을 인지한듯 윤 총장의 법무연수원 방문 직전 법무부를 통해 입장을 표명, 사태를 진화하고 나섰다. 평검사 저격 논란으로 분노한 검사들을 달래는 동시에, 윤 총장에는 여전한 불신임을 보이며 ‘투트랙’ 출구 전략을 모색했다.

추 장관은 “권력기관으로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은 그 어느 기관보다 엄중하게 요구되는바, 특히 그 정점에 있는 검찰총장의 언행과 행보가 오히려 검찰의 정치적 중립을 훼손하고 국민적 신뢰를 추락시키고 있는 작금의 상황을 매우 중차대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윤 총장에 날을 세운 뒤 “그럼에도 대다수의 일선 검사들이 묵묵히 맡은 바 업무에 충실하며 최선의 노력을 다하고 있음을 잘 알고 있고, 법무부장관으로서 검찰의 정치적 중립성 담보에 대한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검심을 달랬다.

그러면서 “검찰이 직접수사 위주의 수사기관이 아니라 진정한 인권옹호기관으로 거듭나 모든 검사들이 법률가로서의 긍지를 가지고 국민을 위해 일할 수 있는 방향으로 검사들과 소통하며 검찰개혁을 완수하겠다”며 “검사들도 개혁의 길에 함께 동참하여줄 것을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추 장관의 평검사 저격 논란은 이환우 제주지검 검사의 검찰 내부망 글에서부터 비롯됐다.

이 검사는 지난달 28일 검찰 개혁을 비판하는 글을 검찰 내부망에 올렸고, 이에 추 장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렇게 커밍아웃을 해주시면 검찰 개혁만이 답”이라는 글을 올리며 이 검사를 공개 저격했다. 이에 최재만 춘천지검 검사는 이같은 추 장관의 저격 방식을 비난하면서 자신도 ‘커밍아웃’하겠다고 나섰고, 현재까지 300여명의 검사들이 실명 댓글을 통해 지지 의사를 밝힌 마당이다.

해당 사태를 두고 청와대 청원게시판에는 ‘커밍아웃’ 검사들에게 사표를 받으라는 청원이 올라왔고 현재 40만명에 가까운 사람들이 지지한 상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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