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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마켓포인트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18.91포인트, 0.86% 하락, 2176.78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29일 이후 9거래일 연속 상승 흐름이 멈춘 것이다. 코스닥 지수도 하락했지만 비교적 낙폭이 작았다. 1.56포인트, 0.21% 하락한 757.06에 거래를 마쳐 6거래일 만에 하락 마감했다. 장중 최고치와 최저치로 비교했을 때 코스닥의 방어력은 더 돋보인다. 코스피는 장 중 한때 0.23% 올랐다가 2.15% 떨어졌으나 코스닥은 1.10%까지 올랐다가 0.87% 하락했다.
코스닥이 코스피보다 안정적일 수 있었던 건 연준이 저금리 기조를 확실시하면서 성장주에 대한 믿음이 더 굳건해졌기 때문이다.
연준은 코로나19 이후 연초 1.50~1.75% 수준의 기준금리를 지난 3월 두 차례에 걸쳐 0.00~0.25%로 낮췄다. 이날 새벽 진행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통화정책 회의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우리는 금리 인상에 대해 생각하지 않고 있다”며 2022년까지 현 제로(0) 금리를 유지한다고 밝혔다.
향후 2년간은 저금리 기조가 확정되면서 순환매 상승장 시작을 알렸던 성장주에 이목이 더 집중된 셈이다. 저금리는 통상 가치주보다 성장주에 유리하다. 자본 조달 비용이 줄어드는 만큼 성장에 대한 프리미엄을 더 부여할 수 있어서다.
이날 코스닥 지수 하락폭이 코스피에 비해 작은 것도 성장주 종목이 더 많기 때문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날 코스닥은 개인이 1800억원대 순매수했음에도 기관이 8거래일 연속 순매도해 하락 마감했다”며 “업종별로는 성장주인 제약·바이오가 1.5% 상승해 강세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간밤에 마감한 미국 뉴욕 증시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은 전날 대비 0.67% 오른 1만20.35에 장을 마감하며 종가 기준 ‘만스닥 시대’를 연 반면, 다우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지수는 각각 1.04%, 0.53% 하락 마감한 것이다.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주에서도 성장주 강세가 두드러졌다. 삼성전자(005930)(-2.0%)와 SK하이닉스(000660)(-2.5%), 현대차(005380)(-2.7%) 하락한 데 비해 삼성바이오로직스(207940)(6.11%), 셀트리온(068270)(7.26%), LG화학(051910)(5.23%) 크게 올랐다.
노동길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밤사이 미 주식시장도 나스닥 지수 위주로 상승세를 보이고 경기민감주는 부진했다”며 “국내 주식시장에서도 외국인은 패시브 성격의 바스켓(비차익 프로그램) 수급에선 순매도했으나 헬스케어, 2차전지 등 성장주에 대해 순매수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성장주 강세는 연준이 2년간 제로 금리를 확정한 만큼 더욱 짙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이효석 SK증권 연구원은 “어릴 적 해지기 직전까지 집 앞에서 축구하고 놀다 보면 어머니가 저녁을 먹으라며 부를까 봐 불안해질 때가 있는데 이때 ‘밥이 늦어 좀 더 있다 들어와라’란 얘길 들으면 더 힘껏 뛰놀았던 기억이 있다”며 “이처럼 파월 의장이 금리 인상에 대해 생각도 안 해봤다고 한 덕에 향후 2년간은 마음껏 성장주에서 뛰놀아도 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