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같은 날 기자회견에서 ‘사스 퇴치 영웅’인 중국 감염병 권위자 중난산 중국공정원 원사는 “중국이 발원지라는 근거가 없다”고 말했다. 이후 발원지로 지목됐던 중국 우한 화난시장이 아닌, 다른 지역에서 왔을 가능성이 고개를 들었다. 시진핑 국가주석도 ‘바이러스의 근원을 연구하라’고 지시하면서 힘을 실었다.
이어 최근 중국 매체들은 코로나19가 세계로 확산된 것에 중국이 사과할 필요가 없다는 목소리를 냈다.
북경일보 시사평론란에서 중국 장안관찰은 4일 “한국, 일본, 이탈리아 등 코로나19가 빠르게 확산하는 국가가 늘어나면서 ‘중국이 바이러스를 세계에 퍼뜨렸다’는 비난이 일고 있지만, 중국이 사과할 이유는 없다”고 했다.
창안관찰은 “코로나19는 자연재해일 뿐”이라며, 급기야 “중국은 코로나19를 막기 위해 다른 나라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의 막대한 재정을 쏟아붓고, 우한 시민의 희생이 필요했다”고 강조했다.
더불어 중국책임론은 정치적 행위라고 주장했다. 이 매체는 “한국, 일본 등의 정부가 코로나19를 제대로 통제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모든 책임을 중국에 떠넘기는 건 정치적 행위”라며 “실제로 한국 국민들은 중국보다 신천지 교주를 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미국에서 시작돼 수많은 희생자를 낸 ‘스페인 독감’에 대해서 미국 역시 사과하지 않았다”는 점을 들며 “우리도 사과해야 할 근거는 없다”고 덧붙였다.
이런 주장은 관영언론과 인터넷 기반 중소 매체들을 통해 전해졌다. 이후 웨이보(중국판 트위터) 등 커뮤니티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
이런 분위기에 반하는 발언을 했다가 뭇매를 맞는 일도 생겼다. 지난달 25일 관영중앙(CC)TV 앵커이자 인터넷 스타인 추멍황이 웨이보에 ‘코로나19 감염증 확산에 대해 사과하자’고 말했다가 결국 글을 삭제했다.
추멍황은 웨이보에 ‘우리는 말의 어조를 다소 온화하면서도 미안함을 담아서, 하지만 주눅이 들거나 우쭐거리지 않고, 마스크를 쓴 채 전세계를 향해 절을 하고 ‘미안합니다. 폐를 끼쳤습니다’라고 말해야 하지 않을까’라는 글을 남긴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