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큰 차에 밀려 쪼그라든 경차 시장…7년 연속 역성장

이소현 기자I 2019.12.16 16:44:30

1~11월 경차 10.6만대..전년比 9% 감소
경차 내수 판매 12년 만에 역대 최저치 전망

국내 판매 중인 경차 라인업…기아차 모닝(왼쪽부터), 쉐보레 스파크, 기아차 레이(사진=각 사)
[이데일리 이소현 기자] 올해 국내 경차 시장이 7년 연속 역성장할 전망이다. 자동차 구매 추세가 세단 대신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으로, 작은 차 대신 큰 차로 옮겨가면서 경차 시장이 갈수록 쪼그라들고 있다.

16일 국토교통부 신차등록통계에 따르면 올 11월까지 경차는 10만6000여대 판매해 전년 동기(11만6000여대) 대비 9%가량 줄었다.

국내 경차시장은 2012년 21만7000여대로 정점을 찍은 이후 2014년 19만4000여대로 20만대 벽이 무너지더니 이후로 7년 연속으로 내리막길이다. 올해 경차가 내수시장에서 월간 평균 9000여대 판매한 것을 감안하면 연간 판매는 11만대 안팎을 기록, 2007년(8만6000여대) 이후 12년 만에 역대 최저치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경차는 20세기에 ‘국민차’ 지위를 누렸다. 정부의 국민차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1991년 대우국민차 티코를 시작으로 급성장한 국내 경차시장은 현재 기아자동차(000270)의 모닝, 레이와 한국GM의 스파크가 양분하고 있다. 한국GM은 경상용차 다마스와 라보도 생산·판매 중이다. 최근 르노삼성차도 초소형차인 트위지를 국내 생산하면서 합류했다. 경차의 약세는 시장 점유율의 80%가량을 차지하고 있는 모닝과 스파크 판매가 급감한 타격이 컸다. 올해 11월까지 모닝은 4만6000여대로 전년 동기 대비 15% 줄었다. 스파크는 3만2000여대로 9% 감소했다. 박스카인 레이(2만6000여대)와 초소형 전기차 르노 트위지(1500여대)가 각각 전년 동기 대비 3%, 6%가량 늘며 선전했지만, 전반적인 경차 시장의 하락세를 막진 못했다.

경차의 인기가 시들해진 이유로 모델의 경쟁력 약화가 꼽힌다. 국내 판매하는 승용차 중 경차는 모닝과 레이, 스파크 단 3종뿐이다. 수익성이 크지 않아 제조사가 새로운 모델 연구개발(R&D)에 인색한 편이다. 실제 스파크는 후속모델 개발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생애 첫차로 여겨졌던 경차를 대체할 소형 SUV가 잇따라 출시된 것도 영향을 끼쳤다. 국내에는 쌍용차 티볼리를 필두로 현대차 베뉴와 코나, 기아차 스토닉과 셀토스 등 소형 SUV 모델만 8종에 달한다. 또 경차 구매의 대표적 이유는 경제성인데 친환경차의 보급이 본격화되면서 연비가 좋아 선택했던 경차만의 장점이 사라졌다. 아울러 역대 최장기간(17개월) 이뤄진 개별소비세 인하(5%→3.5%)도 경차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당초 1000cc 이하 경차에는 개소세를 부과하지 않는데 다른 차종들도 개소세 인하 혜택을 보면서 가격 차이가 줄어 경차의 구매요인이 줄어든 것.

올해 국내 경차 생산 규모는 30만여대 수준으로 그칠 것으로 예상된다. 내년엔 한국GM이 스파크 수출용 모델 공급도 중단되면서 국내 경차 생산 규모는 2004년(24만여대) 이후 최저를 기록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으로 광주형일자리가 국내 경차 시장의 부활을 이끌 수 있을지 주목된다. 광주글로벌모터스는 2021년부터 현대차로부터 경형 SUV를 위탁받아 생산할 예정이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경차 시장 규모가 큰 일본은 스즈키 짐니 등 최근 자동차업계 대세인 SUV를 경차로 만들어 인기를 누리고 있다”며 “초소형 SUV와 실내 소재와 인테리어를 고급화한 프리미엄 전략으로 구매 욕구를 자극하는 제품으로 경차 시장을 공략해야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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