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과 손잡는 중기부 "호랑이 잡으려면 호랑이 굴 들어가야"

권오석 기자I 2019.07.25 16:17:51

중기부, 25일 강남 구글캠퍼스에서 ''밋-업 데이'' 개최
"''데이터주권'' 경쟁사 구글은 경쟁자이면서 협조자"

박영선 장관이 25일 구글캠퍼스에서 열린 밋-업 데이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중기부)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런 의미에서 구글은 경쟁자이면서 협조자입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이하 중기부) 장관이 25일 강남구 구글캠퍼스에서 열린 ‘밋-업 데이’(Meet-Up Day)에서 “중기부는 향후 신규 벤처투자액을 5조원까지 늘리고 2022년까지 유니콘 기업을 20개까지 육성하는 데 ‘창구기업’이 중심에 서주길 바란다”고 이같이 밝혔다.

중기부와 구글이 게임과 애플리케이션 분야 혁신 창업자를 육성하는 제도인 ‘창구 프로그램’은 게임과 앱 분야 창업자 60개사를 선발해 중기부가 185억원의 사업비를 제공하고 구글이 마케팅·판로(120억원)를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중기부 창업도약패키지를 의미하는 ‘창’과 구글 플레이를 의미하는 ‘구’를 합친 말로, 이날 선발기업 60개사와 함께 밋업 데이를 열었다.

이번에 선발된 창구기업은 중기부로부터 최대 7억원의 사업비를 지원받게 되며, 구글에게는 글로벌 세미나와 1:1 코칭 등 유니콘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다양한 도움을 받는다. 선발된 창업기업 중 우수자에게는 구글스토어의 상위노출과 홍보캠페인(TV 및 영화관 유튜브) 혜택 등 글로벌 진출 관련 특전도 부여된다.

박영선 장관은 “올 상반기만 국내 유니콘 기업이 3개사가 추가되는 등 비약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으나, 아직은 미국과 중국에 비해 수적으로 열세”라며 “창구와 같은 다양한 창업지원 정책을 통해 세계를 선도할 유니콘 기업 양성에 정부가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글로벌 유니콘 기업은 미국(178개)과 중국(91개)이 1,2위를 기록하고 있으며, 한국은 독일과 같은 9개사로 세계 5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특히 이날 행사에선 그간 ‘데이터주권론’을 주창했던 박 장관이 사실상 경쟁 상대인 구글과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이유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박 장관은 향후 중기부가 클라우드·AI 산업 육성을 위한 데이터 센터 구축 등을 약속하며 데이터주권론을 가져와야 한다고 주장해왔다.

박 장관은 “호랑이를 잡으려면 호랑이 굴에 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제는 스타트업이 국내에만 머물면 안 되고 글로벌화해야 한다. 구글과는 협력자이면서 경쟁자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는 도약기에 있는 3~7년 기업을 대상으로 운영하고, 상황을 본 뒤 내년에는 1~3년 기업들도 지원할 것”이라고 했다.

한편 중기부와 구글이 첫 협업 사례로 출범된 창구 프로그램은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창업기업을 선발했다. 신청자들에 대한 서류평가를 통해 1차 선정 작업을 거친 후, 시연평가 제도를 도입해 일반인(90명)과 전문가(10인)로 구성된 100인 평가단이 직접 기업별 콘텐츠를 체험한 후 기호성, 편의성 등을 종합해 평가했다. 이후 2회에 걸친 발표평가를 거쳐 기업별 콘텐츠의 시장성은 물론 기업이 보유한 성장 역량, 향후 개발·시장진출 계획까지 평가해 최종 60개사를 가려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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