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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일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정례브리핑에서 “미국은 냉전적 사고와 제로섬이라는 시대에 맞지 않는 관념을 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화 대변인은 “중국과 미국은 광범위하고 중요한 공동 이익을 가졌다”며 “협력은 중국과 미국의 유일하고도 정확한 선택이며 공영해야만 아름다운 미래로 향해 갈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발언은 트럼프 대통령이 연두교서에서 “우리는 불량 정권과 테러 그룹, 우리의 이익과 경제, 가치에 도전하는 중국이나 러시아와 같은 경쟁국들에 직면해 있다”며 방어 차원의 핵무기 현대화 및 재구축 방침을 밝힌 것을 겨냥한 것이다.
화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북 제재 발언에 대해 “한반도에서 어렵게 얻은 완화 추세가 나타나는데 이는 각국의 공동 노력성과”라며 “완화 추세를 이어가는 언행을 유관국들이 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중국 관영매체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이번 연설에서 미국 중심적인 사고가 여실히 드러났으며 중국을 동반자가 아닌 경쟁자로 인식한다고 비판에 나섰다.
관영 영자매체 글로벌 타임스 역시 미국이 중국을 경쟁자로 간주해서는 안 되며, 군사 및 정치적 의도를 위해 논조를 과장하는 것을 중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이 국방비 삭감을 중단하고 핵 전력을 현대화하기 위해 지원을 요청한 점을 가리키며 “중국 뿐만 아니라 전세계를 위해 바람직하지 않다”고 말했다.
인민일보 해외판은 이번 연설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미국을 경쟁자보다 더 나아간 ‘라이벌’로 규정했다며 “앞으로 중미간 마찰을 미리 준비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관변학자들도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이 중국을 견제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미국 카터센터의 중국프로그램 연구원인 류야웨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을 불량정권, 테러단체 등과 함께 언급한 점을 거론하며 “중국을 미국의 경쟁자라고 부르고, 특히 중국을 사악한 정권과 테러리스트 그룹과 똑같이 취급한 것은 놀랍고 도발적이다”라고 말했다.
쑨청하오 중국 현대국제관계연구소 연구원도 “미국이 신 국가안보전략과 국방전략에 이어 국정연설에서도 중미관계를 경쟁 관계로 규정했다”면서 “특히 중국이 이익, 경제, 가치관 등 전방위에 걸쳐서 미국에 도전하고 있다고 강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